사장님이 멘야준과 후쿠오카의 라멘 나오토에서 일한 경력이 있어 청탕의 균형감과 타레 조절에 대한 기대감이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라멘 나오토는 돈코츠의 본고장인 후쿠오카에서 특이하게 비돈코츠인 청탕 계열로 유명한 곳입니다. 메뉴판에서 제일 앞에 있는 쇼유 라멘을 주문해 봤습니다. 짠맛은 중간보다 살짝 아래로 눌러 첫 두세 모금이 편안하게 넘어가고, 뒤끝에서 오리 향이 은근하게 올라옵니다. 그래서 진득한 오리를 기대하면 밋밋하게 느낄 수 있지만, 깔끔한 청탕을 좋아한다면 균형감이 돋보입니다. 면은 텐션이 또렷하게 살아 있어 첫 젓가락부터 탄탄하게 받쳐 줍니다. 스프를 머금어도 흐트러지지 않아 중반 이후에도 리듬이 유지되고 염도와 식감의 밸런스가 안정적입니다. 산초나 후추를 소량만 더하면 피니시의 향이 또렷해집니다. 향신은 과하지 않게 한 번만 터치하는 편이 이 집 스프의 결을 가장 잘 보여줍니다. 고명에서 오리고기를 기대했는데 없어서 살짝 당황. 돼지도 있고 닭도 있는데 정작 오리가 없네요. 이게 일본식 오리고기의 식감을 한국에서는 또 안좋아 하는 분들이 많기에 저는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리고 고명으로 오리를 밀어붙이기보다 국물의 결로 설득하는 접근이 아닐까? 라고 돈받고 리뷰하면 적어줄것 같네요. 차슈의 아쉬움은 뒤로하고. 첫 그릇의 온도도 높게 유지되어 뜨거운 한 모금이 장점으로 남고, 커스텀을 크게 건드리지 않아도 기본 구성만으로 완성도가 나옵니다.
멘야수
서울 마포구 양화로 56 동양한강트레벨 지하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