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공기가 남아 있는 시간, 명동 골목을 따라 미성옥에 들어섭니다. 곰탕과 설렁탕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오늘은 맑은 국물의 설렁탕을 선택했습니다. 이 집 국물은 뽀얗게 흐리지 않고 단정한 투명감을 지녔습니다. 소금만 살짝 얹으면 뼈향과 고기향이 은근히 살아납니다. 김치와 깍두기는 색도 맛도 또렷해 국물과 명확한 대비를 만듭니다. 가끔 산미가 강할 때도 있지만 오늘은 숙성이 적당해 밸런스가 좋았습니다. 소면은 생각보다 넉넉해 초반엔 국물로 입을 깨우고 중반부터 면으로 리듬을 바꾸기 좋습니다. 마지막엔 밥을 반 공기만 말아 정리하면 맑은 결이 끝까지 유지됩니다. 후추는 최소로, 깍두기는 작은 조각부터 시작해 두세 조각으로 늘리면 과하지 않습니다. 전날 매운 음식을 드신 분도 부담 없이 속을 달래기 좋습니다. 한 숟가락씩 천천히 먹을수록 국물의 골격과 밀도가 또렷해집니다. 무엇을 더하기보다 뺄 것을 뺀 담백함이 이 집의 미덕입니다. 아침 시간이지만 좌석이 금세 채워져도 회전이 빨라 오래 기다리진 않습니다. 뜨거운 그릇이 오래 식지 않아 겨울철 한 끼로 특히 만족도가 높습니다. 문을 나서면 과하지 않은 잔향이 오래 남고, 다음 방문을 자연스레 약속하게 만듭니다.
미성옥
서울 중구 명동길 25-1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