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의 삼선짬뽕. 간판에서 부터 빡 오는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는 집으로 유명한데, 막 들어가서 앉으면 면뽑고 음식 막 볶고 국물 내고 하는 소리들이 적나라 하게 들리기에 딱히 느리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습니다. 손이 느려서 느린것은 문제이지만 하나 하나 주문이 들어가야 막 조리 시작해서 느린 것은 다르죠. 다만 이집이 느린것의 문제는 주방보다 홀에서 일하는 분의 손이 느리다는 것이 더 큽니다. 손도 좀 느리시지만 동선을 합리적으로 가져가지 못한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뭐 일단 음식 나오는게 느린것은 이해가 가는 집인데. 문제는 극찬 받던 짬뽕이 좀 미묘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삼선짱뽐을 시켰고, 와 이 가격에 이렇게 많이 내주시나 하면서 감탄 했습니다. 짬뽕에 들어가는 고명들의 퀄리티도 좋고 막 볶아서 양파 마저도 맛있습니다. 국물맛은 호텔 출신 중국집의 국물인데… 여기서 다소 독학의 향기가 느껴집니다. 차라리 화상 출신 중국집의 칼칼한 국물이라면 막 볶아서 달달함과 해물맛과 각종 야채가 엄청 들어간 채수의 맛이 칼칼함에 잡힐 수 있는데, 호텔식의 달큰한 국물에서는 불맛과 해물맛과 채수의 단맛이 어우러지는게 아니라 묘한 맛으로 나타 납니다. 맛이 없는건 아닌데, 계속 먹으면서 과유불급의 맛이라는 인상이 사라지지가 않네요. 그냥 일반 짬뽕을 먹는게 더 낫겠다 싶었습니다.
카이화
서울 마포구 독막로 73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