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북식 삼계백반이지만 어째서 이북식 인지 어째서 백반 인지는 모르겠는 이북식 삼계백반 집. 일단 이름이 이북식 삼계백반이다 보니. 이걸 이북식 닭찜이나 닭곰탕 정도로 소개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북식 뒤에 붙은건 “삼계” 라는 말에 더 집중해야 한다. 일단 닭고기도 이북식 닭찜의 쫀득함 보다는 삼계닭의 눅진한 느낌에 더 가깝습니다. 국물은 삼계탕 치고도 이북 보다는 남도 스러운 느낌의 들깨죽의 느낌이 더 강합니다. 깍두기도 이북식 맛이라고 하긴 좀 그렇고, 물김치는 아예 제주도의 것입니다. 그리고 백반이라 함은 일반적으로 쌀밥에 여러종의 반찬을 뜻함인데, 반찬 2개 주고 백반이라기엔 좀… 다만 그렇다고 이런것들이 문제가 되느냐? 별 문제는 없다 생각합니다. 다만 이름에 따라서 소개를 거기에 얽매여서 하는 것이 좀 거시기 할 뿐. 제가 굳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현 트렌드에서. 젊은 분들에게 “이북식”이란 것이 꽤 트렌디한 느낌의 단어라는 것입니다. 현재 이북식 만두집들이나 평양냉면집의 주요 고객이 의외로 20~30대 이죠. 사실상 무구옥의 음식은 이북식이 아니라 “남도식”에 훨씬 가깝습니다. 입맛은 남도식에 맞춰서, 비쥬얼이나 홍보는 이북식으로. 이것이 현재 기획식당의 트렌드가 아닌가 합니다. 일단 맛에서는 저도 굉장히 만족하며 먹었습니다. 닭찜도 사실 이북식 닭찜이 대다수의 입에 맞는건 아니죠. 무구옥의 닭은 간 적절히 해서 포슬한 제삿닭의 느낌입니다. 들깨 삼계탕 스러운 국물에 삼산 배양근 넣는 연출도 좋았고 국물이 정말 기존 삼계탕집 통틀어서도 대중적으로 어디 빠지지 않는 맛이었습니다. 특히 제주 방식의 물김치를 먹고 와 2 C 소리가 절로 나올정도로 맛있었습니다. 게다가 이 구성에 북촌에서 만팔천원 이라고? 가격도 너무 좋았습니다. 음식 자체에 대해선 대만족… 그리고 닭무침에 오징어를 넣은것도 좋았습니다. 약간 매운맛 신맛 단맛이 모두 쎄게 잡다보니 너무 쎄진 경향도 있기는 한데, 삼계백반이 좀 눅진하게 눌러주는 맛이다 보니 곁들여 먹기에 나쁘지는 않습니다. 오징어가 금징어 소리 나오는 상황이라 야이 적을려나 했는데 양도 적지 않았구요. 다만 간이 너무 쎄다보니 닭무침이란 이라는 이름과 달리 닭의 존재감이 다소 약하기는 하네요. 다만 종업업들이 불친절 하지는 않지만, 자기네들 끼리 뒷담화를 너무 스스럼 없이 하는데 어디 안보이는데 가서 해야 겠고. 요리 구성이 훌륭한데 반해 테이블이 너무 작고 테이블간 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덩치 큰 사람이면 다소 불편합니다.
무구옥
서울 종로구 율곡로1길 7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