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도 초유명 가게인데 묘하게 안 오게 되는 곳이었습니다. 상호의 의미는 어딘가에 우리보다 잘하는 데가 한 곳쯤은 있지 않겠냐는 의미라는데, 처음엔 약간 자신감이 너무 강한 거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단팥죽이랑 쌍화탕을 먹을까 했는데, 이 집 쌍화탕은 한약 그 자체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수정과로 주문했습니다. 단팥죽은 처음 받았을 때 양이 좀 섭섭하지 않나 싶었는데, 결론적으로 섭섭하기는 합니다. 가격 대비 양은 확실히 아쉬운 편. 그런데 맛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떡이 큼직큼직하게 들어가 있고, 밤, 율무, 잣 같은 재료들이 하나하나 다 좋습니다. 앞에서 자신감이 너무 센 거 아닌가 했는데, 아닙니다. 겸손이셨네요. 첫 번째라고 해도 누가 뭐랄 사람 없는 맛입니다. 과함과 적절함 사이에 있는 고급스러운 단맛. 단팥죽인데 마냥 달기만 한 게 아니라, 팥의 맛과 고소함이 잘 살아 있습니다. 구성 요소 하나하나가 허투루 들어간 느낌이 없고, 떡도 너무 좋습니다. 먹다 보면 재료 하나하나에서 눈썹이 살짝 올라갑니다. 여기를 왜 지금까지 안 와봤나, 인생을 조금 손해 본 느낌. 수정과는 나오자마자 계피향이 코를 찌릅니다. 살짝 단맛 쪽으로 치우친 느낌은 있는데, 혀에 강렬하게 남는 씁쓸함이 좋습니다. 그 와중에 안에 곶감이 하나 통째로 들어 있습니다. 수정과 안에서 풀어진 곶감 맛도 너무 좋습니다. 단팥죽과 수정과가 잘 맞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았습니다. 다만 가격 대비 양은 조금 적습니다. 식사처럼 먹기보다는 밥 든든히 먹고 2차로 들르기 좋은 집입니다. 삼청동 산책하다가 따뜻한 단팥죽 한 그릇, 시원한 수정과 한 잔으로 마무리하기 딱 좋습니다.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
서울 종로구 삼청로 122-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