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쁜지
4.0
3일

시장 가장자리 골목에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신당의 힙함을 가장 잘 보여주는 카페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스트라파짜토와 샤케라토를 주문했습니다. 시장통에서 건어물에 맥주 한잔하고 넘어와 마시는 에스프레소라니, 조합만 보면 좀 엉뚱한데 또 이런 흐름이 신당답기도 하죠. 2층으로 올라가는데 계단부터 만만치 않습니다. 살짝 낡은 바닥과 카페 도구들의 분위기 차이도 묘하게 재밌고, 올라가면 또 완전히 다른 공기가 펼쳐집니다. 2층 자리에 앉으면 시장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그 모습이 꽤 운치 있습니다. 번듯하고 말끔한 전망은 아닌데 그래서 더 좋습니다. 시장 위를 내려다보며 커피 마시는 맛이 분명히 있어요. 에스프레소는 스모키하고 농도가 짙은 스타일인데, 기본적으로 단맛이 먼저 돌고 산미와 스모키함은 뒤에 잔잔하게 깔립니다. 너무 날카롭거나 부담스럽지 않고, 시장 상권 안에서 누구나 편하게 마실 수 있게 조율한 느낌이었습니다. 괜히 이 동네와 잘 어울리는 잔이 아니더군요. 샤케라토도 좋았습니다. 은은한 단맛이 있어서 더 청량하게 넘어갑니다. 술 한잔 뒤에 마시는 커피라 자칫 날카로울 수 있는데, 이 집은 그런 부담을 꽤 잘 눌러줍니다. 진하고 또렷한데 과하게 세지 않은 쪽입니다. 분위기 하나만으로도 올 이유가 충분한 곳인데, 커피까지 그 공간에 잘 맞게 잡혀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신당에서 밥이나 술만 먹고 끝내기 아쉬울 때, 한 템포 쉬어 가기 딱 좋은 카페였습니다.

에스프레소 올로지

서울 중구 퇴계로87길 3-8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