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박하고 정겨운 프랑스 가정식. 메뉴에 따라서 그 특성이 장점이 될 수도, 아니면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친구들과 연남동에서 식사할 장소를 찾던 중, 몇 년 전 방문했던 부부 드 꼼뜨와가 생각이 났다. 우연찮게도 친구들 중 프랑스인이 한 명 있기도 해서..! 여기로 선택. 이곳의 많은 요리에는 치즈와 감자가 아낌없이 들어간다. 그래서 사람에 따라서는 느끼하다고 생각이 들 수 있으니 메뉴 조합을 잘 짜는 게 중요하다. -------- ♤ 부부닭 (25,000₩) 라끌렛 치즈를 올린 로스트 치킨. 라끌렛 치즈의 꼬릿한 향이 돋보인다. 닭 자체는 옛날통닭같은 바삭한 스타일로 크게 특별할 건 없지만, 치즈가 상당히 매력적이다. ♤ 살치살 스테이크 & 앤초비 파스타 (25,000₩) 스테이크는 맛있었는데 앤초비 파스타가 좀 아쉬웠다. 면이 오버쿡되고 늘어붙어서 안 그래도 기름기 많은 파스타가 더 느끼해졌다. 그래도 기름기를 진압할 루꼴라를 올려주신 건 좋은 아이디어 같다. ♤ 도피노아즈 (22,000₩) 감자와 치즈의 끝판왕. 크림에 졸인 부드러운 감자와 듬뿍 올라간 치즈가 아주 매력적이다. 이 가게에서 메뉴를 단 하나만 먹어볼 수 있다면 이걸 고르시라. 제일 맛있는 메뉴는 아닐 수 있지만, 여기의 음식 스타일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메뉴라고 본다. ♤ 크림퐁당 아귀 (23,000₩) 맛으로 따지면 no.1. 부드러운 아구살도 좋고, 크림도 맛있다. 빵을 계속 찍어먹을 수 밖에 없는 소스. ♤ 오리 콩피 (22,000₩) 기름기를 빼고 바삭하게 익힌 오리 다리. 위에 얹은 포트와인 소스는 달콤짭짤하다. 그리고 감자 맛집답게 감자튀김이 맛있다. ♤ 부부 삼겹살 (18,000₩) 아쉬웠다. 삼겹살을 바삭하게 조리한 메뉴인데, 바삭의 정도가 좀 과했다. 카라멜라이징한 삼겹살이어야 하는데 탄 듯한 느낌에 더 가까웠다. ♤ 라따뚜이와 바라문디 (19,000₩) 바라문디(큰입선농어)와 라따뚜이를 오븐에서 구운 메뉴. 생선요리이지만 베이컨 같은 맛이 나는 것이 독특한 점. ♤ 샹그리아 (19,000₩) 샹그리아에 대해 잘 알진 못하지만 내가 느끼기엔 시원하고 맛있었다. 스페인 여행 갔을 때 바다 보면서 샹그리아 마시던 추억이 새록새록... -------- 가성비도 좋고 푸짐하지만, 투박한 스타일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그 스타일 덕분에 도피노아즈 같은 요리는 만족스러웠으나, 파스타나 고기 요리에서는 섬세함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즐겁고 배부른 식사였다.
부부 드 꼼뜨와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6길 82 신한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