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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물장
추천해요
2년

내 위는 大 하지 못해, 이 식당의 위대함을 따라갈 수 없다... 요즘 들어 한우, 닭 등 고기구이 오마카세를 내세운 식당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별로 끌리지 않았다. 스시 같은 경우 재료가 워낙 다양해 맛의 변주를 다채롭게 줄 수 있지만, 같은 동물로부터 나온 고기구이는 아무리 부위나 조리 방식을 달리 해도 나올 수 있는 조합에는 한계가 있고, 각 요리별로 비교해 가면서 먹는 재미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굳이 이렇게 먹을 바에 그냥 내가 좋아하는 요리 위주로 시켜서 배부르게 먹는 게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그렇지만 양인환대 극진은 그 한계를 돌파한 곳이다. '부위별로 먹는다'라는 개념이 비교적 생소한 양고기라는 재료로 다양한 요리를 선보인다는 점부터 다른 고기구이 오마카세보다 훨씬 매력적이다. 그리고 쉐프님과 눈앞에서 대화를 나누며 음식에 대한 설명, 피드백이 즉각으로 이루어지고, 테이블의 상황에 맞춰 음식이 나오는 속도와 순서를 조절 가능하다는 것도 정말 좋았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이 곳의 최대 장점은... 감질맛나게 조금씩 구워주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배 터질 때까지 고기를 퍼준다는 거다. 6시에 방문해 마감시간인 10시까지 4시간 동안 식사를 했는데, 너무 많이 먹고 체한 나머지 다음날 내내 아무것도 못 먹고 굴러다닐 정도였다. -------- ♤ 양고기 오마카세 (150,000₩) 백화고 소금 - 엔다이브 창란젓 - 순두부 양젖치즈 - 양고기사시미 - 프렌치랙 3종 구이 (근막, 새우살, 뼈지방) - 등심 타다끼 - 찢은 안심 - 벌집+청간장+등심 - 반찬 5종 - 갈비수육 - 갈비살 - 새우살 - 살치살 폰즈 - 프렌치랙 구이 - 야채구이 - 티본껍질 양념구이 - 티본등뼈 라면 - 디저트 처음엔 사시미, 다음에는 프렌치랙, 다시 등심과 안심과 수육, 그리고 양념구이 순으로 담백과 고소를 왔다갔다하면서 고기가 제공되었다. 양고기를 이렇게 다양하게 먹어볼 수 있다는 것 자체로도 의미 있는 경험이지만, 무엇보다도 맛있는데 한 번 밖에 못 먹어서 아쉽다는 생각이 안 든다. 맛있으면 그냥 더 먹으면 된다. 그만큼 양이 충분하다. 결국 같은 양에서 나온 고기라 요리별로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를 보이진 않지만, 그것을 상쇄할 만큼 만족스러운 오마카세였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요리들은 찢은 안심, 감자 반찬, 새우살, 프렌치랙 구이, 티본껍질 양념구이를 고르고 싶다. 구이류가 전체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웠다. 초반에 나온 양고기 사시미는 먹어본 것에 의의를 두는 정도. ♤ 전통주 페어링 8종 (80,000₩) 전통주도 보유중인 150여가지 술 중에서 취향에 맞게 8잔을 적절하게 준비해 주신다. 페어링 또한 개인별로, 원하는 종류의 술을 원하는 순서대로 마실 수 있으니 자유도가 굉장히 높다. 전통주에 대해선 문회안인 본인이지만, 마신 것 중에서도 우렁이쌀 청주와 타미앙스는 잘 모르고 마셔도 맛있었다. -------- 2022년 8월 기준으로 주중 예약은 내년 5월, 주말은 내년 8월에나 가능하다고 한다. 당장 다음달 일정도 마음대로 잡을 수 없는 나 같은 사람은 향후 몇 년 간은 재방문하기 힘들겠지만, 그 몇 년이 지나더라도 잊혀지지 않을 경험이라서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양인환대 극진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40길 14 1층 10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