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새롭고 특이한 음식들을 시도해 보는 걸 좋아합니다. 마침 '흑두부'라는 처음 들어보는 음식을 먹어볼 기회가 생겨 홀릭 분들과 같이 오수흑두부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ʕ·͡ᴥ·ʔノ - 흑두부, 또는 검정콩두부는 사찰에서 스님들이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 먹던 고급 음식이라고 합니다. 화순 달맞이 식당 주인 양덕승 씨가 송광사 주지를 지내셨던 현고 스님으로부터 전수받아 돼지고기와 김치를 함께 내어 선보이며 세상에 알려졌다고 하네요. - 오수흑두부는 인사동 골목 깊숙히 위치해 있습니다. 여러 한식 전문점과 찻집들 속에서 길을 잃기 십상이니 구글맵을 적극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이날 마침 비가 와서 두부와 막걸리를 즐기기 딱 좋은 분위기였어요. 흑두부보쌈中(35.0) 흑두부철판낙지中(38.0) 청국장+돌솥밥(5.0)×2 에 막걸리까지 주문! ♤ 밑반찬 밑반찬으로 도토리묵, 냉채, 강된장 등이 나왔습니다. 담백하고 삼삼한 게 조미료를 거의 안 쓰신 것 같습니다. 도토리묵은 밀도가 높아 젤리보단 계란찜같은 게 특징이었어요. 강된장은 조~금 짜지 않았나 싶어요. ♤ 흑두부보쌈 제가 오기 전부터 눈독 들이고 있었던 메뉴입니다. 돼지고기 두부김치는 모두가 아시는 밥도둑이잖아요? 여기서도 환상의 콤비는 실패하지 않았습니다. 고기는 한방약재를 넣어 잡내를 잘 잡아준 것 같아요. 두툼하고 담백해서 먹을 때 마음이 평온해지는 기분. 영화 <토르>에서 노르웨이 절벽 위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던 오딘이 된 듯했습니다ㅋㅋㅋ 궁금했던 흑두부는 일반 두부와 크게 다르진 않았는데, 그래도 눈에 띄는 특징을 말해보자면 좀 더 단단하고, 검은콩을 넣어서인지 고소한 느낌? 질감이 삶은 것과 구운 것의 중간 쯤 위치입니다. 제가 굴은 정말 못 먹어서 김치랑 마늘 올려서 먹었는데, 음식이 다 모나지 않으면서 각자의 특징들이 잘 섞여 정말 맛있는 한 입이었어요! 여기에 막걸리 한 모금까지 하면 비 오는 날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습니다... 캬~ ♤ 흑두부철판낙지 中자를 시킨 게 맞는지 다시 물어볼 정도로 많은 양의 낙지볶음. 보쌈보다 낙지가 비싼 게 이래서였구나! 김이 펄펄 나고 낙지 윤기가 좌르르 흘러 군침이 나게 만들었어요. 낙지가 통통하고 신선한 데다, 양념도 맵고 자극적이지 않고 딱 식욕을 자극할 만큼 적당한 매운맛이라서 연체동물을 잘 먹지 않는 저도 두부에 얹어 쏙쏙 빨아들였습니다. 학식에 낙지볶음 나오는 날에는 점심을 거르기 십상인데, 그런 낙지에 실망하셨다면 여기에서 만회하고 가시길 바랍니다. 학교가 제 입맛을 버려놓았군요... 중간중간 섞여있는 납작당면도 꿀맛! ♤ 청국장 청국장은 순한맛! 여기 음식이 대체적으로 순한 맛을 지향하는 듯 해요. 다른 분은 충분히 냄새나지 않아서 아쉬우셨다는.. 굳이 시키지 않고 낙지볶음에 밥만 비벼먹어도 꿀맛일 것 같아요! 흑두부라는 새로운 음식을 찾아서 갔는데, 흑두부는 거들 뿐, 든든하게 단백질을 보충하고 만족하며 나왔습니다. '오 흑두부가 뭐지? 신기한데 한번 먹으러 가볼까?'보다는, 정겹고 친근한 분위기에서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드시러 가시길!
오수 흑두부
서울 종로구 인사동8길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