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니 추어탕이 먹고 싶어서 눈에 보이는 첫 번째 식당을 들어갔어요.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간 식당인데 의외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서래마을 한복판에 뜬금없이 추어탕집이 있습니다. 수많은 이탈리안이랑 일식이랑 카페 사이 당당하게 들어서 있는 추어탕이라니? 반신반의하면서 지하로 들어갔습니다. 주인 아주머니 혼자 하시는, 테이블 10개의 크지 않은 식당이에요. 가격은 절대적으로 저렴하진 않지만, 서래마을인 걸 감안하면 괜찮은 편인 듯? 추어탕을 주문하고 10분 정도 기다리니 따끈따끈한 추어탕 한 그릇이 나왔어요. 전형적인 남부 스타일의 추어탕. 들깨가루를 넣은 호남식과 가깝지만, 산초 가루를 같이 주셔서 경상남도식으로 만들어 먹을 수도 있어요. 국물은 상당히 걸쭉하고 깊은 향이 납니다. 마치 돈코츠 라멘같은 느낌. 내용물이 충실하게 많아서 든든하게 잘 먹었습니다. 뼈는 잘 갈린 편이라 많이 씹히지 않았어요. 그리고 반찬이 다양해서 좋았는데, 김치랑 깍두기가 맛있었어요. 가자미식해로 추정되는 반찬도 있습니다. 전날 밥 제대로 못 챙겨먹고 시험 본 다음 먹은 밥이었는데, 든든하게 챙겨먹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다른 곳에 가면 더 저렴하고 맛도 비슷한 추어탕을 찾을 수야 있겠지만, 서래마을에서 이 정도면 상당히 만족!
장수식당
서울 서초구 서래로 50 한영빌딩 지하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