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 돌았다 맛있다! 비록 제 고기끈이 짧고 육식경력도 길지 않지만, 그 동안 가 본 소고기집 중에서는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반찬구성은 파절이와 마늘장아찌, 석박지. 특이하게도 마늘을 직접 까서 먹도록 되어 있어요. 굳이 그렇게 할 필요는 없는 거 같은데 비쥬얼 때문인듯? 일단 고기 한 종류씩 먹어보고 맛있는 걸로 추가주문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안심, 등심, 채끝, 치마 하나씩 주문! 구워주시는 분에 따라 편차가 좀 있다는 평을 몇 개 봤는데, 다행히 저희 테이블은 제대로 걸렸나 봐요! 안심과 등심 모두 대박이였어요. 칼로 부드럽게 슥슥 썰리는 걸 보고 예감이 좋았는데, 정말 제대로 드라이에이징된 고기였습니다. 숙성소고기의 풍미가 아주 그냥~ 그리고 식감도 정말 부드럽고 이에 끼지도 않고 좋았습니다. 안심은 지방함량이 적은 대신 향이 뛰어나서 스테이크를 먹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등심은 지방이 녹아나오면서 화려하고 풍성한 맛이었어요. 이어서 채끝과 치마도 주문했는데, 채끝은 등심lite 버전같은 맛인데, 등심의 지방이 부담스러우신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치마는 좀 더 쫄깃하고 육향을 즐길 수 있었어요. 다 맛있었는데 뭘 더 시키지? 고심 끝에 추가주문은 등심으로! 지방 맛에 굴복하다니 이 애송아... 하지만 맛있는걸 어떡해. 그리고 사실 제일 맛있었던 건 치즈 소스였어요. 아 이거 사기야! 테란에게 시즈탱크, 프로토스에게 하이템플러, 저그에게 디파일러가 있다면 경천애인에는 치즈소스가 있다. 고기에 안 올리고 그냥 소스만 퍼먹어도 너무 맛있는거 있죠. 식사로 동치미국수를 시켰는데, 우리가 아는 동치미국수와 중국냉면의 중간 쯤 되는 음식인 것 같아요. 팥빙수같은 비주얼에, 달고 고소한 맛이 나는 독특한 음식이었습니다. 그리고 바닥에 있는 표고버섯은 꼭 건져드세요! 이게 이 메뉴의 정수입니다 like 젤나가. 가격이 저 같은 학생 애송이한테 만만한 값은 아니지만, 맛있게 먹었으니 후회는 없습니다. 가끔은 고양이라도 호랑이같이 먹어봐야죠~
경천애인 2237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421 암천빌딩 3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