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하고 든든하게 한 끼를 먹고 싶다면. 골동반은 궁궐에서 만들어 먹던 비빔밥으로, 특히 섣달 그믐에 먹는 골동반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수랏간에 남아있는 음식을 새해 전까지 모두 먹어버려야 했기 때문에 유독 재료가 풍성했는데, 그런 의미에서 백화요란(百花燎亂) - [온갖 꽃이 만발하여 화려하다]이라는 사자성어는 이 음식과 꽤나 잘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식당의 주력 메뉴는 골동반과 골동면입니다. 궁중떡볶이와 마찬가지로 간장을 베이스로 하기 때문에 다른 비빔밥 또는 비빔면과는 차별화되는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채소보다는 고기와 계란지단이 주 재료이기에 싱싱한 맛은 없는 대신 보다 깔끔하고 묵직한 매력이 돋보입니다. 면요리는 마치 쫄면처럼 쫀득하고 탱글탱글한 게 특징인데, 처음에는 제가 예상하던 거랑 많이 달라서 위화감이 들었지만, 요즘은 적응돼서 그런지 맛있네요. 전반적으로 메뉴들의 양이 푸짐하고 단백질도 많아서 먹고 나서 모자라다는 말은 안 나올 것 같습니다. 저는 여기에 오면 보통 고기말이골동면이나 고기반을 시키는데, 왜냐하면 같이 나오는 수육이 상당한 별미이기 때문. 특히 고기말이골동면에 올라가는 고기는 보쌈을 불에 그을려 마치 족발같은 맛과 텍스쳐를 자랑합니다. 첫 방문이시라면 이 메뉴를 강추합니다. 이 집의 단점이라면 궁중요리 전문 식당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평범한 위치와 인테리어. 어쩌면 그것 덕분에 사람들이 몰리지 않아서 좋은 건가?
백화요란 골동반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 240 서초동일하이빌 아파트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