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의 만원짜리 무한리필집만 다니던 고딩이, 대학교 신입생 때 탐라도야지 고기맛을 보고 정신을 못 차렸었죠. 그때까지만 해도 탐도가 인생 돼지고기였으나... 세상은 넓고 맛있는 고기는 더 많더라고요. 이웃의 교대이층집이 엄청난 번식력으로 곳곳에 분점을 내고, 다른 프리미엄 삼겹살 전문점들이 우후죽순 등장하는 와중에 탐도는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 느낌입니다. 돌판에서 구운 고기 특성상 겉바속촉으로 익히기 어려워요. 바삭한 표면과 부드러운 속살 중 하나는 어느 정도 놓아 줄 수 밖에. 하지만 마음의 고향이랄까, 탐도가 가끔씩 그리워질 때가 있어요. 묘하게 질기면서도 중독성 있는 고기도 있지만, 그것보다도 달콤한 양배추 샐러드와 시원한 묵사발, 새콤달콤한 파절임. 그리고 제가 고기보다도 더 좋아하는 콘소세지. 서비스로 주시는 우삼겹과 복분자주는 덤입니다. 얼마 전에 간만에 방문했는데, 학교 일 말고 개인적으로 간 건 거의 처음이네요. 고기야 더 맛있는 곳이 많을지 몰라도, 다양한 반찬들과 고기, 냉면까지 풀코스로 먹으면 탐도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요즘은 고깃집보다도 밥집, 홈파티의 느낌이 더 들어요. 졸업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갈 수 있을까나...
탐라 도야지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50길 82 정원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