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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우체국

추천해요

1년

조용한 공간에서 우아하게 차를 즐기며 쉬어갈 수 있는 공간. 아내의 추천으로 찾게 된 곳이다. 나는 차를 잘 모르기 때문에 이런 곳이 있는줄 몰랐는데 이번 경험을 통해 차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까치와 호랑이라는 이 곳 이름이 재밌고 독특해서 한 번 들으면 잘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이 곳에서의 경험 또한. 맥파이 앤 타이거는 신사, 성수 지점이 있는 것 같은데 운영 방식이 조금 다른 것 같다. 내가 방문한 신사점 기준으로 예약이 필요하며 13시부터 1시간 30분 텀으로 예약을 받는다. 도착하면 정확하게 예약한 시간이 되어야 입장이 가능하고, 만약 일찍 도착한 경우 1층과 지하 1층에 마련된 공간에서 화장품, 티, 테마 서적 등을 구경하며 대기할 수 있다. 다만 구경할 게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니 너무 일찍 도착해서 기다리기 보다는 한 20분 정도 전에 도착해서 간단하게 구경하고 들어가는 게 좋겠다. 주차 공간은 없으니 참고. 시간이 되어 입장을 하는데 엘리베이터와 계단 두 가지 루트가 있다. 계단 쪽이 일종의 정문(?)의 느낌. 들어가는 경로에 차와 관련된 여러 기구들이 한데 모여 전시되어 있었고 카운터를 지나 테이블로 입장. 테이블은 아주 긴 테이블에 4팀 정도가 앉을 수 있게 세팅되어 있고 팀간 간격이 충분하여 번잡한 느낌이 없었다. 의자 아래에 가방을 둘 수 있는 바구니가 있고 옷걸이도 따로 마련되어 있는 점이 좋았다. 일단 앉으면 물수건과 웰컴 티가 나오는데 이게 항상 고정인지 바뀌는지는 모르겠다. 우리가 갔을 땐 '하동 헛개나무 열매차'가 나왔는데 산뜻하면서도 달콤하게 느껴지는 끝맛이 좋았다. 각 자리에는 항아리가 하나씩 있는데 조명과 어우러져 인테리어 측면에서도 고급스럽고 사진 찍을 때도 프레임 안이 심심하지 않게 채워주었다. 자리에 앉을 때부터 눈에 확 들어온다. 실제 용도는 처음 우려낸 차를 버리는 용도. 그 외에 작은 분재 정도가 자리잡은 테이블은 번잡하지 않으면서도 비어보이지 않는 아주 절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아주 마음에 들었다. 웰컴 티를 마시면서 메뉴를 보며 주문. 일단 차의 종류는 크게 '운남' 차와 '하동' 차로 나뉘어져 있었다. 그 외에 오리지널 블렌드가 있었고 아포가토나 주스와 차를 섞은 형태의 베리에이션, 알콜과 섞은 메뉴 등이 있었다. 우리는 '하동 잭살차'와 '2019 운남 홍차'를 골랐고 곁들일 계절 플레이트를 같이 주문했다. 티를 주문하면 직원분이 다기를 가져와 앞에서 바로 우려준다. 차를 우려내는 직원분의 솜씨가 물 흐르듯 부드럽다. 첫 차를 우리고, 그 차의 향을 맡을 수 있게 해준다. 처음 우려낸 찻물은 버리고 두 번째로 우려낸 차를 제공해 주며 직접 잔에 따라서 마시면 된다. 다 마신 후 요청하면 한 번 더 우려낸 세 번째 차를 마실 수 있다. 다만 개인적으로 세 번째 우린 차는 두 번째 차에 비해 아주 살짝 텁텁한 맛이 느껴졌다. 얘기를 들어보니 원래 두 번째와 세 번째는 맛이 그렇게 다른 것이라고 한다. 이 또한 경험이겠지. 계절 플레이트 역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잭살차가 섞인 치즈케이크와 떡구움 과자가 좋았다. 파운드 케잌처럼 나온 것은 좀 뻑뻑했고 양갱은 유자향이 좀 더 강했으면 좋겠다 싶었다. 마지막 정과는 그때그때 다른 것 같은데 우리는 딸기 정과였다. 아내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차를 호로록 마신 후 하나를 더 주문했다. 아내는 운남 백차에 알콜을 섞은 '백차 소주'를, 나는 오렌지&망고 쥬스에 말차를 섞은 '말차 선라이즈'를 주문했다. 아내는 백차 소주에 완전히 만족. 너무 맛있다고 연신 감탄사를 내었다. 내가 주문한 말차 선라이즈의 경우 말차를 풀어서 쥬스에 섞는 과정을 앞에서 직접 보여주시는데 경험 측면에서는 좋았지만 맛 자체는 내 취향이 아니었다. 쥬스 양에 비해 말차 가루가 너무 많이 느껴졌다. 쥬스가 좀 더 많이 들어가거나 쥬스 맛과 향이 아주 강해서 말차와 긴장감을 일으키는(?) 맛이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그런데 이건 그냥 내가 말차 맛을 잘 모르는 맛알못이어서 취향에 맞지 않았을 뿐일지도 모르겠다. 차를 잘 알아도, 혹은 차를 잘 몰라도 방문해보면 좋은 공간이라는 생각. 바쁘고 정신 없는 우리 일상을 닮은 강남, 그 안에 고즈넉히 자리잡은 이 공간은 들어서는 순간 그 번잡함이 머리 뒤로 훅 날아가는 느낌을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편안한 분위기와 향긋한 차의 향으로 휴식을 선사한다. 유니크한 경험이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맥파이 앤 타이거

서울 강남구 논현로153길 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