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조카 돌잔치 참석차 방문하게 된 긴자 올림픽 점. 외관, 인테리어부터 직원들의 복장까지 일본식 그 자체인, 외형적인 정체성은 확실한 곳이었다. 주차장은 규모에 비해서 아주 넓지는 않은 편이지만 주차장 관리해주시는 분이 전담으로 발렛 파킹을 해주시기 때문에 딱히 고민을 할 필요는 없다. 발렛비는 1000원이었고 출차할 때 현금으로 지불했다. 보통 이런 큰 규모의 음식점은 음식보다는 다른 데 힘을 주는 경우가 많아서 큰 기대를 안 했는데 의외로 맛이 나쁘지 않았다. 메뉴는 주말 특선 코스. 메생이 전복죽부터 시작해서 문어와 게살, 새우살로 만든 애피타이저를 지나 연어 카나페(?)까지 썩 괜찮았다. 특히 연어 요리는 큰 상춧잎에 올려두어서 하나씩 가져가서 먹기도 편했고 인삼이 올라가 있어서 어르신들께서 좋아하실 것 같은 그런 맛이 났다. 애피타이저 메인 요리로 회가 등장. 세꼬시는 뼈가 없어서 먹기 편했고 다양한 해초와 함께 먹는 재미가 있었다. 회는 흰살 생선류가 좋았고 참치는 냉동 참치여서 내 입에는 그냥 그랬다. 초밥 역시 기본은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어, 간장새우, 김밥의 구성도 좋았다. 회와 스시를 지나면 튀김 코스다. 튀김은 새우와 채소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구성으로 튀김옷이 얇은 일본식 튀김인데 느끼하지 않고 바삭해서 맛있었다. 미리 튀겨놓지 않고 코스 시간에 맞춰 갓 튀겨낸 느낌이라 좋았다. 오징어 탕수는 아이들이 좋아할 맛. 고로케는 원래 코스에 없는 요리인데 서비스로 주셨다. 서비스라곤 하지만 양이나 퀄이 서비스가 아니라 정식 코스처럼 나왔다. 여기까지 먹고 이미 배가 너무 불렀다. 웬만큼 대식가가 아니라면 결코 음식 양이 부족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 이제 남은 코스는 식사였는데 이건 좀 실망스러웠다. 돌솥밥은 얹어나온 김치가 좀 많이 짰다. 나는 그럭저럭 먹을만 했으나 아내는 너무 짜다는 평. 그리고 밥과 함께 나온 매운탕은 이날 음식 중 가장 나빴다. 매운 맛은 거의 없었고 그렇다고 감칠맛도 없었고 간은 밍밍했다. 게다가 왜 식사 코스만 한식으로 급커브를 틀었는지? 그 전까지 나왔던 일본식 코스 요리들과 톤이 너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맛 자체도 밥과 매운탕 쪽만 간이 유독 안 맞는 게 뭔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코스에서 세꼬시 같은 걸 빼고 식사를 일본식 솥밥이나 회덮밥 스타일로 냈다면 어땠을까. 후식은 매실차 한 잔. 과일 정도 나올까 기대했으나 그런 것은 없었다. 뭔가 코스 마지막에 힘이 좀 빠진 느낌. 그게 조금 아쉬웠다. 전체적으로 어른들 모시고 식사 자리 가질 일 있으면 기억해 두었다 방문해볼 만한 곳이다. 무난하고 안정적이다. 잘 먹었습니다.
긴자
서울 강동구 강동대로 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