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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우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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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

흔하게 접하기 어려운 음료와 디저트가 가득한, (아마도) 북수동에서 가장 전망 좋은 카페. --- - 위치 수원 화성 박물관에서 수원천 너머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곳이다. 가게 앞에는 주차 금지이므로 가급적 차 없이, 아니면 수원 화성 박물관 주차장을 이용하도록 하자. 수원 화성 박물관이 매주 월요일 휴관인데 박물관 쉬는 날에도 주차장은 운영하니 월요일 낮에 시간을 내서 오면 주차와 카페 모두 어느정도 한갓지게 이용이 가능하다. 위치가 위치이다 보니 흐드러지는 버드나무 가지 너머로 보이는 수원천 전망이 기가 막히다. 1층부터 3층 루프탑까지 전체가 카페 건물인데 이 카페를 왔다면 가급적 루프탑을 이용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너무 덥다면 2층 창가 자리도 좋지만 루프탑 옥상 난간 너머로 보이는 수원천 뷰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솔직히 이 뷰 만으로도 커피값은 뽑고도 남음이 있다고 생각한다. - 간판 가게 위치를 정확하게 알고 오지 않는다면 지나가면서 볼 때는 이곳의 이름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건물 출입구 옆에는 '카페 초안' 으로, 입구 앞 입간판에는 '류온' 으로 적혀있는데 원래 '카페 초안'이었다가 '류온'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한다. 한자로는 柳穩 으로 쓰는데 통창 가득 보이는 버드나무와 잘 어울리는 이름이 아닌가 싶다. 다만 서로 다른 이름의 간판이 한 시야에 존재하기 때문에 초행이라면 다소 헷갈릴 수도 있을 것 같다. - 공간 동양풍의 음료와 디저트를 파는 곳 답게 내부 인테리어도 컨셉에 맞추어 잘 꾸며져 있다. 1층은 홀 중앙을 가득 채우는 가레산스이에 유리 덮개를 씌워 대형 테이블로 구성한 것이 아주 인상적이다. 창가에도 몇 개의 자리가 있다. 카운터에는 예쁘게 진열된 주악과 판매하는 차의 샘플이 빼곡하다. 2층은 본격적인 테이블 공간. 창가 자리가 명당이긴 하지만 통창이 아닌 다단 접이식 문 형태의 창문이라 뷰가 많이 가려진다. 날이 더웠는데 내부 공기는 쾌적해서 더위를 피해 머물다 가기에도 좋다. 2층에서 발코니 쪽 문을 열고 나가서 좁고 가파른 철제 계단을 오르면 3층에 루프탑 공간이 나오는데 여기가 이 카페의 메인이다. 무릇 여기까지 일부러 찾아왔다면 여기를 이용해야 하는 게 맞다. 루프탑에도 중앙에 아주 작은 일본식 정원 느낌으로 꾸며져 있으며 수원천 방향 테이블에 앉아 차 한 잔 마시면 풍류를 즐기는 선비가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주문 메뉴에서 차 이름이 낯이 익다 했는데 맥파이 앤 타이거와 제휴하여 차를 공급받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까지 가지 않아도 맥파이 앤 타이거의 차를 마실 수 있다는 것은 아주 큰 메리트이다. 그리고 보리크림 커피 같은 메뉴도 독특하다. 디저트로는 개성 주악이 메인인데 9가지 배리에이션이 있어 선택장애를 일으킨다. 이외에 햅쌀 빙수와 모나카 등이 있다. 우리는 햅쌀 빙수와 개성 주악, 약과 주악을 주문해서 먹고 보리크림 커피도 추가로 주문해서 먹었다. - 음식 햅쌀 빙수는 상당히 인상적이다. 모양은 흔하게 볼 수 있는 우유 얼음 갈아놓은 것과 비슷한데 색이 살짝 미색에 가깝고 한 숟갈 떠서 입에 넣으면 우유 얼음과는 완전히 다른 고소한 맛이 입 안에 확 퍼진다. 개인적으로 우유 얼음 빙수보다 훨씬 맛있었다. 어느 정도 얼음을 떠먹은 후 같이 나온 튀밥과 팥을 넣고 비비면 또 다른 맛이다. 튀밥의 식감과 단맛이 거의 없이 고소한 팥이 더해져 식감과 맛이 훨씬 풍성해진다. 아쉬운 점 하나. 빙수에 누룽지가 한 조각 꽂혀있는데, 이 정도 가격이면 누룽지를 두 조각 꽂아줘도 될 것 같은데 하는 아주 작은 아쉬움? 반면 주악은... 많이 아쉬웠다. 맛도 식감도 그냥 작은 찹쌀 도넛이다. 주악 특유의 식감이 아니라 휴게소에서 팔 것 같은 도넛의 식감이다. 혹시 주악을 이 곳에서 처음 접하신 분이라면 주악이 원래 이런 맛과 식감이 아니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약과나 샤인 머스켓, 흑임자 등으로 변주를 주긴 했으나 베이스가 되는 주악 자체의 맛이 너무나 평범하기 때문에 비주얼 외에는 돋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가격이다. 이정도 맛에 가격이 한 천원대라면 모르겠지만 가장 싼 게 2500원에 비싼 건 4000원에 육박하는 가격이기 때문에 '본전' 생각이 안 날 수가 없다. 이정도 가격의 디저트라면 지금 정도의 퀄리티로는 만족할 사람이 거의 없지 않을까 싶다. 보리크림 커피는 크림에서 보리의 고소한 풍미가 많이 느껴지는 독특한 커피였고 나쁘지 않았다. --- 몹시 기대했던 주악이 너무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평가는 괜찮다로 두었지만 몇 번 더 재방할 의사가 있다. 주악이 아닌 다른 디저트가 궁금하고, 차도 한 잔 마셔보고 싶기 때문이다. 다른 메뉴의 맛에 따라 평가는 또 바뀔 수 있는 것이니. 햅쌀 빙수를 맛있게 먹었다 보니 쌀 빙수 말고 호지차 빙수 같은 것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메뉴가 고정이 아니고 바뀌기도 하는 것 같으니 주기적으로 체크해서 새로운 메뉴가 나온다면 기꺼이 방문해서 맛볼 생각이다. 잘 먹었습니다!

류온

경기 수원시 팔달구 창룡대로7번길 16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