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톤의 아늑한 분위기가 돋보이는 솥밥집. - 위치 그 유명한 우영우 김밥집 맞은편이다. 가게 바깥에 온갖 형태의 간판이 어지러울 정도로 많아서 시선을 잡아끈다. 실수로 그냥 지나치는 건 어려워보이는 외관. 다소 좁은 계단을 올라가면 2층에 입구가 있는데 이렇게 계단을 올라와 가게에 들어설 때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 내부 전체적으로 화이트 그리고 우드톤에 고풍스런 느낌의 조명과 괘종시계 등이 적당한 위치에 놓여있다. 나무의 색상이나 느낌이 묵직한 편. 특히 테이블의 나무 색상과 결이 예사롭지 않다. 내부 구조도 탁 트인 느낌이라기 보다는 공간이 군데군데 차단이 되어있어 오히려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메인 홀 가장 안쪽 벽쪽으로 앉았는데 벽 조명이 노란색이라 음식 사진이 색이 좀 왜곡되는 건 좀 아쉬웠지만 그 외에는 괜찮았다. 테이블도 적당히 넓고 테이블 간격도 많이 붙지는 않은 편. - 메뉴 다양한 종류의 솥밥이 메인이다. 소고기나 도미와 관자, 갈치 혹은 돼지고기와 고사리 등 솥밥 종류가 꽤 다양했다. 메뉴판에 상당히 정성이 들어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완전히 새것 같지 않은, 적당히 손때가 묻고 살짝 모양이 틀어진 모습이 오히려 가게 분위기에 잘 어울렸다. 메뉴는 아무래도 소고기 올린 게 주력인 듯 했지만 아내가 최근 여러 이유로 소고기를 엄청 먹어서 제외하고 도미&관자 솥밥과 돼지고기&고사리 솥밥, 그리고 사이드로 유린기와 하이볼 한 잔을 주문했다. 솥밥 종류 대비 사이드는 새우튀김과 유린기 2종류로 단촐하여 선택이 어렵지는 않은 편이다. 새우튀김은 마리당 2500원에 추가도 가능하다. - 음식 우리 앞에 한두 팀 밖에 없긴 했지만 음식은 생각보다 빨리 나오는 편이었다. 솥과 밥을 덜어놓을 앞접시, 반찬과 소스가 담긴 종지, 국그릇과 김 한 봉지, 마지막으로 육수가 담긴 호리병이 쟁반을 꽉 채운 상태로 서빙된다. 도미 관자와 돼지고기 고사리 모두 토핑이 실한 편인데 거기에 더해 쪽파와 통깨 등이 빈 자리 없이 꽉 채우고 있어 마음에 들었다. 이런 토핑들이 밥을 섞고 나서도 시각적으로도 허전하지 않고 식감도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개인적으로는 도미 관자 보다는 돼지고기 고사리 조합이 좀 더 맛깔나는 조합으로 느껴졌다. 솥밥 종류에 따라 소스가 다르게 나온다. 돼지고기는 묽은 쌈장 소스가, 도미는 순도 100프로 양조간장이 나오는데 둘 다 간이 엄청 짜기 때문에 밥에 부어서 비비거나 하지는 않는 게 좋을 듯. 밥 자체가 딱히 소스가 없어도 아쉽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먹어보고 나서 결정하도록 하자. 반찬은 김치와 젓갈이 나오는데 평범한 맛이었고 국은 아쉬웠다. 뭔가 된장국과 오뎅국의 중간 어딘가에 위치한 애매한 맛이었다. 밥을 퍼서 담아놓는 접시가 굉장히 예쁘다. 보통 가게에서 주는 그런 앞접시가 아니라 묵직하고 예쁜 도자기 접시를 준다. 그게 먹을 때 좀 더 시각적으로 자극이 되어서 그런가 더 맛있게 느껴졌다. 밥을 퍼낸 솥에 육수를 부어서 누룽지를 불리는데 이.육수가 담긴 호리병도 멋스럽거니와 다 부었을 때 육수의 양도 딱 떨어지는 양이라 좋았다. 육수는 짭짤한 맛이 입맛을 돋우는데 개인적으로는 밥을 너무 많이 퍼내지 말고 좀 많이 남겨서 육수에 말아먹는 느낌으로 마무리를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짭짤한 풍미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애매한 국은 그냥 안 줘도 되지 않을지? 어차피 이렇게 맛있는 국물로 마무리 하는데 굳이 국은 필요가 없다는 생각. 사이드 유린기는 가격 생각하면 양도 제법 되고 무엇보다 소스에 섞인 고추가 알싸해서 다소 느끼할 수 있은 솥밥 맛에 적당한 긴장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유린기 선택 잘 한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하이볼은 단맛이 거의 없다. 알콜도 강하지 않고 무난하게 밥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특색이 없어서 조금 아쉬운 느낌도 없지는 않다. 가게가 전반적으로 맛과 멋의 밸런스가 좋고 가격도 나쁘지 않아서 행궁동에서 솥밥이 땡길 때 찾으면 좋을만한 괜찮은 가게이다. 나는 갈치 솥밥이 궁금해서 한 번은 더 찾을 것 같다. 그 때는 새우튀김도 먹어봐야겠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솔솥

경기 수원시 팔달구 신풍로23번길 52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