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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우체국
추천해요
1년

송죽약방. 첫 눈에는 음식점 이름이라고 생각하기 힘든 독특한 이름. 하지만 간판 아래 적힌 내용을 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맛있는 음식과 술은 확실히 약이 맞다. 북수원에서는 흔치 않은 홍콩 음식을 하는 곳으로, 예전에 배민으로 주문해서 먹어보고 크게 감명을 받았던 곳이어서 체크를 해두었는데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방문을 해보았다. 가게는 상당히 아담했다. 주방 공간이 굉장히 컸고 주방 공간을 마주보고 바 테이블이 있는데 대략 10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이다. 그리고 다인용 라운드 테이블이 하나 있어 가족이 다같이 방문을 하더라도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되어있었다. 바 테이블의 다홍색 타일이 인상적이다. 국내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색상의 타일 테이블이라 그런지 이런 작은 인테리어로도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겼다. 바 테이블에서 주방이 훤히 보이는데 식재료 정리정돈 상태나 주방 청결 상태가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깔끔했고 요리 타이머를 4개나 붙여놓고 웍과 튀김기를 타이머에 맞추어 정확하게 요리하시는 모습을 직접 와서 보니 음식에 더욱 신뢰가 가게 되었다. 우리는 그때 맛있게 먹었던 통새우 완당탕과 홍콩식 볶음면, 그리고 레몬크림 새우를 주문했다. 그리고 연태고량주도 소자로 하나 주문했다. 일단 이 집은 완당탕이 진짜 너무너무너무너무 정말정말정말정말 맛있다. 국물이 정말 끝내주고, 고소한 향과 새우향이 가득한 완당도 일품이다. 개인적으로는 완자보다는 완당이 맛있는데, 완당만 잔뜩 들어간 배리에이션도 있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달도 맛있었는데 직접 와서 먹으니 몇 배는 더 맛있었다. 이집 완당탕은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완당탕이 담긴 그릇이 보기보다 훨씬 무겁다는 점이다. 혹시라도 들어서 국물을 마실 생각이라면 예상치 못한 무게에 삐끗 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면류로 무난하게 탄탄면을 먹을까 하다가 좀 다른 걸 먹어보자 싶어서 주문한 홍콩식 볶음면도 훌륭했다. 전에 홍콩 여행을 갔을 때 홍콩 음식점 어딜가나 거의 똑같은 향신료 냄새가 났던 기억이 있는데, 그 향을 수원에서 느낄 수 있었다. 물론 홍콩에서처럼 아주 강력한 정도는 아니고 한국 입맛에 맞게 약간 순화된 느낌은 있다. 뭐랄까.. 살짝 태운 간장에 후추를 뿌린 것 같은 그 독특한 향이 홍콩에서의 여러 기억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레몬크림새우도 훌륭했는데 잘 튀긴 큼지막한 새우와 누룽지를 양상추와 함께 담아 레몬크림 소스를 위에 둘러얹은 형태이다. 레몬크림 소스는 사진으로 보기엔 꼭 마요네즈 처럼 보이는데 맛은 전혀 다르다. 무겁지 않고 너무 산미가 강하지 않은 적당한 소스맛이 통통한 새우튀김과 참 잘 어울렸다. 음식이 이렇게 맛이 있으니 고량주도 쭉쭉 들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 아마 내가 술을 조금만 더 잘 마시는 사람이었다면 연태 중자로 두 병은 앉은 자리에서 해치우지 않았을까. 반찬으로는 무절임이 있는데 이건 달라고 요청을 드리면 내어주시니 필요하다면 말씀드리자. 무절임도 맛있다. 한일타운 아파트 단지 바로 맞은편 상가에 위치해 있는데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으니 가급적 - 이 아니라 무조건 - 대중교통과 도보로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음식을 미리 만들어놓는 법이 없고 주문이 들어오면 처음부터 요리가 되어 나오기 때문에 주문이 몰리면 조금 기다리게 될 수도 있겠지만 그 기다림이 아깝지 않은 음식으로 보답받게 될 것이다. 집에서 살짝 멀긴 한데 날이 좀 풀리면 운동삼아 저녁 먹으러 종종 방문하고 싶어지는 곳이다. 이런 훌륭한 동네 음식점이 더 잘 되었으면 좋겠다.

송죽약방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수대로994번길 49 현광프라자 102호

난감

최근에 저도 다녀온 곳이라 더 반가운 리뷰네요. 완당을 강추하시니 다시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치고 올라옵니다🙂🙂

작은우체국

@So_adorable 반갑네요~ ㅎㅎ 완당탕 꼭 드셔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