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 볼 일이 있어 강북삼성병원에 왔다가 아점으로 식사를 하게 된 김치찜 전문점. ㅁ 방문 - 2024년 10월 ㅁ 위치 - 서대문역에서 2번 출구로 나와 쭉 올라오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름이 한옥집이고, 예전에는 한옥에서 장사를 하셨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냥 일반적인 상가 건물의 음식점이다. 간판에 '대한민국 최초 김치찜'이라고 되어있는데 뭐 증명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그만큼 김치찜을 오래 팔았다,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 ㅁ 인테리어 - 입구에 들어서면 좌우로 벽면을 따라 6인석 테이블 몇 개가 있고, 정면에 보이는 주방 옆으로 홀이 더 크게 있었는데 아마도 손님이 많아지면 안 쪽까지 오픈하는 것 같았다. 나는 아침 오픈 직후에 방문해서인지 그 공간은 불이 꺼져 있었다. ㅁ 테이블 세팅 - 앞접시와 종이물컵만이 세팅되어 있다. 나뭇결 무늬의 테이블 가운데에는 인덕션이 박혀있었고 K-식당 표준인 테이블 사이드의 서랍식 수저통으로 되어있다. 한 가지 특별한 것은, 의자가 등받이 의자인데 받침대 뚜껑이 열리게 되어있다는 점. 그래서 안에 짐이나 가벼운 외투를 넣어둘 수 있게 되어있었다. ㅁ 메뉴 . 주문한 메뉴는 김치찜 1인분과 계란말이. . 밑반찬 - 슴슴하게 무친 콩나물 무침과 조미김, 오뎅 볶음과 잡채가 나왔다. 맛도 모양도 전형적인 집밥 반찬 느낌. 개인적으로는 김치찜 처럼 짠 음식이 메인인 경우에는 조금 슴슴한 반찬이 있다면 어떨까 싶긴 했다. 오뎅이나 김이나 다 짠 반찬이라 혀가 얼얼해지는 느낌이었다. . 김치찜 - 김치찜은 꽤 훌륭한 편. 푹 익은 묵은지는 이가 아닌 혀로도 눌러 끊을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럽게 물러져 있었는데 신맛이 상당하고 적당히 칼칼한 매콤함이 있어 입맛을 당기는 매력이 있었다. 고기도 2덩어리가 나오는데 가위로 자를 필요도 없이 젓가락만 대도 죽죽 결대로 쪼개질 정도로 부드럽게 잘 익은 상태였다. 김치와 고기의 양도 절묘해서 둘 중 어느 하나 남지 않고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양이었다. . 계란말이 - 문제는 이 계란말이. 가격이 메인 요리인 김치찜과 똑같이 11500원 이었다. 가격도 양도 사이드 수준이 아닌 메인이다. 계란말이 크기가 정말 어마무시한데 썰어놓은 한 조각의 크기가 애들 주먹만할 정도로 엄청나다. 그래서 처음에 나온 양을 봤을 때는 비쌀 만 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안에 든 게 너무 없다. 치즈도 안쪽에 너무 조금 들어있어 처음에는 치즈가 들어있는 줄도 몰랐다. 채소도 너무 적게 박혀있었다. 김치찜 1인분 만큼의 가격을 받을 때에는 이 가격을 정당화 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게 필요한데 그게 전혀 보이지 않았다. 치즈를 좀 더 풍족하게 넣던가 채소를 좀 더 뺴곡하게 보이게 썰어넣고 섞던가.. 이도저도 아니면 소스라도 뭔가 특제 소스로 내어주던가.. 그냥 간장 종지에 시판 토마토 케첩 쭉 짜서 이렇게 내어놓으면 맛있게 먹고 여기를 또 오고 싶어할까? 그 돈으로 김치찜 고기 추가나 할껄 후회나 하게 되지 않을까? 지금까지 살면서 밖에서 사먹었던 그 어떤 계란말이보다 부실했다. ㅁ 재방문 의사 . 김치찜은 꽤 맛있었다. 만약 내가 회사가 이 근처이거나 하면 종종 한 번씩 와서 식사를 하고 갔을 것 같기도 하다. 김치찜과 밑반찬은 진짜 내가 어릴 적 집에서 먹던 집밥 느낌이라, 부모님이 해주셨던 집밥이 그리워질 때 한 번 와서 먹고 가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 다만 일부러 찾아와서 먹을 음식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여전히 한옥에서 운영되고 있었다면 그 공간을 소비하는 목적으로 방문할 수도 있었겠으나 그것도 아니라서 굳이..? 라는 생각. 재방은.. 나중에 또 병원 올 일 있을 때 김치찜이 너무 땡긴다면 한 번 정도? 그 때는 그냥 김치찜에 고기 추가를 해서 먹겠다.
한옥집 김치찜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9길 1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