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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찌개로 건물을 올렸다는 전설의 된장찌개 집. 11시 반 오픈 시간에 맞추어 오픈런을 하려고 했는데 길이 막히고 주차가 힘들어 10분 정도 늦게 11시 40분 정도 들어갔는데 다행히 만석은 아니라서 바로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우리 도착 하고 얼마 안 되어서 1층은 바로 만석, 그리고 손님은 끊임없이 밀려들어오고 있었다. 평일에도 이 정도면 주말에는 어떨까? 무서울 정도였다. 점심에는 거의 된장찌개 단일 메뉴로 운영되어 자리에 앉으면 머릿수 세어서 자동으로 주문이 들어간다. 고기를 먹는 팀도 한둘 정도 있었다. 근처 직장인들의 점심 회식일까 싶었다. 자리에는 일단 숯불 화로가 세팅되고 뒤이어 된장찌개 뚝배기가 숯 위에 그대로 올라간다. 그 비주얼 자체가 생경하면서도 임팩트 있다. 숯불의 강한 화력으로 빠른 시간에 끓여내는 게 어쩌면 맛의 포인트일 수도 있고, 이 숯불 위의 뚝배기 비주얼 자체가 영업 전략일 수도 있겠다. 그리고 뒤이어 밑반찬이 나온다. 건새우 마늘쫑 볶음, 콩나물 무침, 우엉 조림, 김치.. 모두 집밥 느낌의 밑반찬이다. 이 중에서는 마늘쫑이 제일 입에 잘 맞았다. 된장찌개의 맛에 대한 아내와 나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우리 장모님은 집에서 담근 장으로 찌개를 끓이셨다고 한다. 그러니까 늘 집된장을 먹어온 사람이다. 그런 아내에게 이 된장찌개는 그닥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았다고 한다. 반면 나는 된장 고추장을 거의 시판 제품을 사서 먹어온 집에서 자란 사람이다. 그런 나에게 이런 살짝 쿰쿰한 집된장 느낌의 된장찌개는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결론적으로 아주 잘 끓인 가정식 된장찌개이다. 집된장 특유의 향이 있는데 거부감이 들거나 하는 향이 아닌 입맛을 돋우는 전통의 맛과 향이다. 거기에 정육하고 남은 고기를 넣은 건지 고기 건더기가 제법 실하고 겨울이라 냉이도 들어가 있어 푸짐하고 맛과 향이 좋았다. 한 가지 공통적으로 느끼는 건, '상당히 짜다' 라는 것이다. 간이 상당히 쎄다. 이 강력한 소금간은 된장찌개 뿐만 아니라 김치에서도 느껴진다. 못 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밥이 술술 들어간다. 그래서 그런지 밥이 뚝배기 만한 대접에 나온다. 그래도 많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럼에도 맛있다. 우리가 앉은 옆자리 분도 '너무 짜다'를 연신 말씀하시면서도 숟가락을 멈추지 못했다. 분명한 매력이 있는 맛이다. 만약 평소에 늘 맛있는 집된장을 먹어왔던 사람이라면 내 생각에 이 엄청난 주차 지옥과 웨이팅, 정신없는 홀 분위기를 견뎌가며 와서 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 외에는 한 번쯤 와서 경험해 볼 만한 맛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순이네

서울 영등포구 선유로47길 16 오오1004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