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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호텔에서 처음으로 투숙을 하면서 점심에 더 라이브러리에 이어 저녁에는 더 파크뷰를 경험했다. 더 파크뷰의 경우 국내 호텔 뷔페 중 최고를 다툴 때 항상 언급이 되는 곳인데, 그동안 유독 연이 닿지 않았다가 이번에 드디어 경험을 해볼 수 있었다. 일단 이 곳, 파크뷰 역시 더 라이브러리와 결이 비슷하다.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클래식하다. 단순히 인테리어 뿐만 아니라 음식의 종류나 배치, 식기나 테이블 등등 고급스럽고 묵직한 클래식한 느낌이 강하다. 잔재주나 기교가 없다.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테이블에는 스파클링 워터와 잔이 심플하게 세팅되어 있다. 자리에 앉으면 간단한 설명과 함께 바로 식사가 가능하다. 자주 올 수 있는 곳이 아니고, 또 궁금한 마음에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음식부터 하나씩 다 가져와서 먹어보고 정말 놀랐다. 음식의 맛과 퀄리티에 편차가 없다. 식재료의 종류, 조리 방식을 불문하고 모든 음식이 상급의 맛과 퀄리티가 유지되고 있었다. 고기 종류는 식어서 뻑뻑한 것이 하나도 없었고 부드럽게 잘리고 씹히는 질감과 식감이 놀라울 정도였고, 해산물 역시 비리거나 말라있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생선 요리, 게 요리 그 어느 것 하나 맛이 없어서 미뤄놓을 메뉴가 없었다. 딤섬, 창펀, 베이징 덕 등의 중식도 마찬가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식사 중에 앙쿠르트 스프가 테이블로 서빙된다. 뚜껑처럼 쫀득한 페이스트리가 덮인 버섯 스프인데 트러플 향이 제법 강하다. 이게 진짜 맛있다. 광교의 모 뷔페에서 비슷한 걸 먹었던 적이 있는데 그건 페이스트리가 다 부스러지고 스프도 식어 있어서 그냥 그대로 반납했던 기억이 있었다. 그런데 이 곳의 앙쿠르트 스프는 차원이 달랐다. 페이스트리는 쫄깃했고, 스프는 버섯과 트러플 향이 강하면서도 그것이 거부감 들지 않고 맛있었다. 서빙되는 타이밍도 기가 막힌데, 한 접시 가져와서 다 비우고 다음 접시를 가지러 갈 때 쯤, 그러니까 뭔가 국물 같은 게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 때 딱 서빙이 된다. 진짜 감동적이다. 여기에 과일과 디저트는 또 어떤가. 사파이어 포도나 골드키위, 파인애플의 당도는 시중 어디에서도 이 정도 당도의 과일을 쉽게 접하기 어려울 정도다. 직접 하나하나 뽑아낸 몽블랑이나 다크 초콜릿, 마들렌 등등 디저트도 그 어느 것 하나도 '이건 좀 별로네' 라는 말이 나오는 메뉴가 없었다. 티는 로네펠트의 티가 제공되며 그 외에도 여러 쥬스와 주류 또한 제공된다. 그런데, 음식의 맛과 퀄리티 이상으로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준 것은 바로 이 곳의 서비스이다. 테이블에 앉을 때 스파클링 워터의 뚜껑을 살짝 따 놓아 편하게 물 한 잔 마실 수 있었던 시작부터, 아내가 요즘 시간 맞춰 먹는 약이 있어 약 봉지를 꺼내 놓았는데 그걸 보고 바로 일반 생수를 한 병 가져다 주셨고, 아이스 티 받아온 것이 얼음이 빨리 녹는 것을 보고 큼지막한 얼음이 가득 든 얼음잔을 바로 가져다 주시는 등, 고객이 불편하지 않게 주시하면서 필요한 것을 바로바로 서비스 해주는 모습이 아 이래서 신라 호텔 신라 호텔 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거기에 티 코너에서는 티 쟁반을 따로 제공을 해 주고 있었고, 회 코너에서는 간장을 깜빡 하고 지나치자 직접 종지에 간장을 따라서 접시에 올려주시는 등 곳곳에서 감동적인 서비스가 이어졌다. 이 모든 서비스가 실제로 경험해보았을 떄 전혀 과하지 않으면서도 감동을 주는 딱 그 적정선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 더욱 놀라웠다. 음식의 맛과 퀄리티, 서비스까지 편차가 없이 최상의 수준을 경험할 수 있는 곳. 만약 당신이 평생에 단 한 번 호텔 뷔페를 갈 수 있다면 나는 주저 없이 이곳 더 파크뷰를 선택하라고 조언할 것 같다. 그동안 다녔던 다른 호텔 뷔페에서 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거 모아서 그냥 여기 한 번 더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불허전이다.

더 파크뷰

서울 중구 동호로 249 서울 신라호텔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