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시골집이지만, 외관을 봤을 때는 이름과 전혀 매치가 되지 않는다. 부잣집 3층 양옥집 같이 생겼기 때문. 내부로 들어가도 우리가 '시골집'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떠올릴 만한 어떤 오브제나 분위기는 거의 없었다. 추어탕을 전문으로 파는 곳이다. 낙지 덮밥도 있지만 대부분 추어탕을 먹는 듯 하다. 그 외에 메기 매운탕도 있었다. 메뉴 구성은 단촐한 편인데, 뭔가 믿음이 가는 구성이다. 한 눈을 팔지 않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우리는 가볍게 먹기 위해 갈매운탕으로 2인분을 주문했다. 갈매운탕은 갈아서, 통매운탕은 갈지 않고 통으로 나오는 모양이다. 그리고 특이하게 개인 뚝배기가 아니라 한 솥에 같이 나온다. 개인적으로 추어탕 경험이 거의 없는데, 그런 입장에서 입문하기 굉장히 좋은 맛이라는 생각이다. 거부감 없고 부담감도 없다. 맛은.. 여기다 소곱창만 넣어서 끓이면 맛잇는 곱창 전골이 될 것 같은 그런 맛이다. 각종 채소와 무뚝뚝하게 끊어낸 수제비가 제법 많이 들어있다. 아무리 봐도 손수제비. 그러고 보니 밑반찬 4종도 전부 손수 만든 맛이다. 사제의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우거지를 산처럼 쌓아서 내주시는데 처음에는 많아보였지만 맛있어서 듬뿍 집어먹다 보니 마지막엔 접시가 비어 있었다. 맛있게 잘 먹긴 했는데 문제는 너무 심각한 탄수화물 파티라는 것. 매운탕 안에 수제비가 제법 많이 들어있는데 대접밥이 따로 나오고, 디저트로는 누룽지가 한가득 든 숭늉이 나온다. 요즈음에는 보기 드문 수준의 탄수화물 파티인데, 개인적으로 만약 재방한다면 대접밥은 안 주셔도 된다고 할 것 같다. 왜냐하면, 디저트로 나오는 숭늉이 이게 맛이 미쳤기 때문에 꼭 먹어야 하므로. 숭늉에 들어간 누룽지가 사제 누룽지가 아니라 실제로 여기서 밥을 지으면서 나오는 누룽지로 끓인 것 같은데, 아주 알맞게 눌린 누룽지를 진짜 기가 막힌 식감이 나도록 끓여서, 배가 부른데도 이 누룽지를 한 대접 싹 비웠다. 진짜 너무 맛있고 집에 와서도 계속 생각나는 맛이다. 앞에 추어탕이고 뭐가 모르겠고 이 숭늉을 먹기 위해서라도 여기는 꼭 한 번 더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 이래서 식당들이 디저트에 신경을 쓰나 싶기도 하다. 결국 기억되는 건 마지막 맛이다. 혹시 방문하실 분들은 부디 양조절 하셔서 마지막에 숭늉까지 드시고 가시길 추천한다. 아 진짜.. 계속 생각난다.
시골집
경기 수원시 장안구 팔달로316번길 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