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진하기로는 끝장나는 피순대다. 쏘주와의 궁합도 참 좋다. 소짜로 주문했다. 아마 보통으로 주문하면 피순대 세 줄이 나오는 것 같다. 함께 반찬도 세종류 나오는데 다 맛있다. 깍두기와 쌈장 발린 배추, 마늘 고추 새우젓 무친 것… 이렇게 세종륜데 좀 무거운 느낌의 피순대와 같이 먹기 딱 좋다. 피순대는 하나하나가 알이 굉장히 크다. 일당백이다. 하나 입에 넣으면 입안 가득 선지가 들어찬다. 정말 정말로 녹진하다. 맛이 강하면서도 꼬릿하거나 비린 맛이 없어서 웬만하면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맛이 아닌가 싶다. 워낙 입 안을 강렬하게 지나가는 피순대라서 반찬으로도 쉬이 여파가 가시질 않는데 그 때 쏘주 한 잔 딱 털어 넣어주면 다시 원상 복귀가 가능하다. 피순대와 쏘주가 서로 양성 피드백을 이룬다. 웬만한 절제력의 소유자가 아니라면 끝을 보기가 어렵다. 다행히 내 주량이 임계점에 다다라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진하고 맛있는 피순대를 어울리는 반찬들과 더불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집이다.
전주 피순대 추어탕
서울 강북구 오현로31길 173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