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깽민
추천해요
2년

땡초김밥이 프랜차이즈화 된 데에는 전세계 인구 감축을 목표로한 음모가 있지 않을까 싶다. 호기롭게 들어갔다가 눈물 질질 짜면서 나왔다. 온 몸의 구멍을 전면 개방했다. 예정에 있던 방문은 아니었다. 식사 사이에 돌아다니다 본점을 마주해 우연찮게 들렀다. 식당 앞에 있는 진주 맛집 지도를 보면 알듯이 요 주변에 유명한 식당들이 다 모여 있어서 안 지나칠 수가 없다. 마침 맛집 지도에 있는 식당들 다 방문했던 곳이었다. 이 집만 뺄 수도 없었다. 이런저런 분식 메뉴와 더불어 땡초 김밥을 판다. 속 재료를 얼마나 더 넣느냐에 따라 땡초김밥, 땡초 속김밥과 땡초 참치 김밥 세가지 종류로 나뉜다. 뒤로 갈수록 덜 맵고 땡초김밥이 가장 맵다는건 몰랐다. 알았다면 눈물 흘리며 후회할 일이 생기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개 미친 김밥이다. 음식 기다릴 때 주변 손님들이 호들갑 떨던 이유가 있었다. 적어도 근 3년간 먹었던 음식 중에는 가장 맵다. 캡사이신과 같은 뻘건 쏘스 없이 고체 형태의 음식 자체만으로 이정도 매운 맛을 내는 음식은 난생 처음이다. 다른 속재료 전혀 없이 땡초만 박혀 있다. 첫 입엔 고추 맛이 강하게 느껴지고 이후부터는 강렬한 매운 맛만이 이어진다. 후불계산을 받는 이유가 있다. 중간에 쥬시쿨이나 마요네즈를 안 사고 배기기 어렵다. 그래도 다 먹고 나면 개운하다. 온 몸의 교감 신경을 활성화하고 나니 정신이 또렷해진다. 꽃가루 알러지로 하루 종일 고생한 날이었는데 김밥 먹을 때만큼은 콧물과 재채기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었다. 매운 음식을 못 먹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크게 혼났다. 매운 맛에 자신 있다면, 매운 맛을 좋아한다면 김밥 먹으면서 스트레스 싹 풀고 가면 좋겠다.

땡초김밥

경남 진주시 진주대로1069번길 10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