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스트 자하점. 이달 초 오픈했는데요. 작년 봄 서촌 골목길 안에 생긴 네스트 https://polle.com/rumee/posts/1640 의 2호점으로 훨씬 커요. 본점은 12시 오픈인데, 그 시간에 가도 밖에 웨이팅리스트가 쭉 차 있던, 테이블도 몇개 없는 가게였었죠. 이따금 여기서 먹었던 당근 라페 샌드위치와 호박차가 그립고 이제는 없을 것 같은 그 고즈넉함을 떠올리던 차. 이 곳이 오픈했음을 알게됩니다. 그리고 들렸는데요. 먼저 들어서면 주문을 하는 카운터가 있는데요. 주문하면 자리로, 음료도 음식도 가져다 주십니다. 1. 이 건물이 최근 리모델링을 했거든요. 서촌에서 아마 가장 높고 규모 있는 건물일거에요. 입지는 좋으나 낡아서 힙 가게는 한 개도 없는데 5층에 과감한 큰 규모라 깜놀. 2. 식사 메뉴 등이 대거 추가 되었네요. 원래 직접 만드신 비건 디저트도 꽤나 맛난 걸로 아는데, 역시 가게의 결을 살린 다양한 메뉴가. 주방 전담 인력도 있으시더라고요. 3 여긴 블렌드 차가 메인이죠. 모든 기물이 여전히 예뻐요. 다만 저 찻잔은 손잡이가 뜨거워지는데 잡는게 너무 불편하지만… 음 예쁘니까요. 얼마전 호텔 등에서 손님들이 기물을 훔쳐가는 건 기념품이 없어서라는 글을 봤는데, 여기서 전 저 쟁반이 너무너무 마음에 들었고, 그건 가게 안쪽에 있는 샵에서 판매를 합니다. 4. 경쾌한 큐민 가지 퓌레는 아주 건강하고 JM! 이 집이 그런 걸 잘하세요. 5. 샵에는 큐레이션 된 모든 게 친숙하면서도 세련되어 사고 싶습니다. 각종 파스타용 페이스트, 언젠가 PT쌤이 주셔서 맛나게 먹었던 노아 쥬스, 어라우즈에서 먹었던 프리미엄 맥주 오리지널 비어 컴퍼니, 제가 좋아하는 전통주 붉은 원숭이, 니모메 등등…그리고 트레이!! 6. 이 날은 트레이 대신 블렌드 차를 2종이나 사왔습니다. 저에겐 이 집의 시그니처인 호박차와 복숭아와 청차 블렌딩의 도롱도롱! (도롱도롱이 추천 받아 마신 후 제일 많이 사가는 차라고. 냉침법도 알려주시네요) 7. 호박차는 사무실에서 타니 예상대로 다들 신기해하는 맛. 붓기 빠지는 맛이라는 평도 있었는데요. 구수하고 호박의 향이 한가득 담긴 이 차가 저는 참 신기하더라고요. 자기 전 마셔도 좋을 차! 사실 주민인 저는 종종 야간 달리기를 하며 본점이 언제나 12시까지 불이 켜져 있던 걸 본 기억이 있습니다. 글이 많지 않던 SNS에서 사장님은 준비한게 참 많은데 찾아주시는 분들이 바로 많아져 거의 보여드리지 못했다… 조용히 감사하다는 글이 있었죠. 제가 이 집에서 감탄한 건, 1인 업장이던 그 작은 1호점에서 이렇게 큰 2호점을 내는데 반년 밖에 걸리지 않은. 정말 하고 싶은 게 많으시구나 하는 생생함이 느껴진 점입니다. 티 판매는 직접 온라인 몰을 열어 하실 계획이시라네요. 저는 이 집의 모든 차를 다 마시고 싶습니다. 강남의 위키드 와이프처럼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그 자체로 플랫폼처럼 기능하는 멋진 브랜드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섬세하고 조심스러우면서도 세련되셨던 접객이 가게가 커져도 여전하던 점도 좋았습니다. 이쯤되면 빅 피처가 있으셨을 사장님이 원래 무슨 일을 하셨을지도 궁금하지만… 아틀리에 에크리튜 처럼 이 브랜드의 더 큰 확장을 조금 더 기대해보겠습니다 😌
네스트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21 영해빌딩 5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