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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오
4.0
4개월

셰프의 면요리가 한때 꾸준히 보였는데요, 셰프의 국밥들이 성공한 것과 달리 면으로는 크게 자리 잡은 곳이 잘 떠오르진 않습니다. 많이들 좋아하시는 고미태도 요샌 일식 가정식을 하시고. 근래 오픈한 여긴 양재천 가까운 (요즘 강남에서 제일 재밌는 힙플들이 많은 ) 도곡동에 자리를 잡았는데요. 주방과 홀 사이에서 “원 바삭이~ 아유 오케이” 를 외치는 셰프님을 보고 있으면 ‘헬스키친’이 생각납니다. 전체적으로 면에 힘을 준 것 치고는 면보다 구성이 좋아요. 이날 베스트 베뉴는 ‘구면담면’으로, 블랙갈릭오일이 올라간 돼지국밥인데, 맛이 상당히 특이합니다. 마일드하고 맑아 담에 오면 이걸 밥으로 먹고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생각나는 곳이 있으시죠 😉) 가게 인기 메뉴라는 ‘마늘 고사리 오일면’ 차가운 비빔면인데 약간 알리오 올리오 스타일의 고사리+불고기+어린무순 조합입니다. 맛 없기 힘들고, 임팩트도 좋고, 가격 생각해도 괜찮은 음식인데, 다만 단맛 헤이터/슴슴파들에겐 먹다보면 뒤로 갈수록 답니다. 대중적인 입맛이신 분들은 이거 좋아하실 거 같고요. 나름 단백질 챙겨먹는 웨이트 하는 러너인 저는, 수비드 닭가슴살 올라간 ‘표고 크림 스프면’을 주문했습니다. 꾸덕하진 않고 살짝 흥건한데, 버섯 향이 어우러져요. ’단백질을 고급스럽고 맛나게 섭취 한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이런 맛이 시판이면 별로인데, 아무래도 다 만드실테니, 좀 그런 엣지들이 있어요. 전체적으로 소스라던가 그런 지점에서요 그런데 이 집에서 뜻밖에 베스트 픽은 저 ’바삭이‘ 입니자. 망고 소스, 타르타르 와 같이 나오는 두툼한 생선전이 런치 사이드디쉬인데 3,900원. (타르타르가 넘 맛있다는 일행의 의견이 있었음!) 잘라 나와서 2명이 1개 시키면 딱 좋아요. 냉제육 7,900원도 만듦새가 좋습니다. 점심은 가성비나 구성이 아주 좋아, 여럿이 가서 메뉴 격파하는 재미가 있는 곳입니다. 이쯤되면 흑백요리사 나오시게 생긴 해외 바이브 오너 셰프 사장님이 궁금해지는데요. 메뉴판 소개로 갈음합니다. 음식과 가게에 다이닝스러운 터치, 그러나 캐주얼해진 그 느낌이 있고, 저녁엔 와인과 함께 보다 본격적인 메뉴들이 많습니다. 양재천 걸어가는 매봉역 인근에서는 어울리지요. 와인 가격대도 4만원부터 있고, 전통주도 있습니다. 속 더부룩하지 않은 특별한 모던/퓨전 학식을 경험하고 싶다면 추천드려요. 인근 주민들에게 점심에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확 들더군요.

구면

서울 강남구 논현로30길 8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