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 워 그냥. 설렁탕 = 외고집. 고 집 부리다 혼나지 말구. 집 중해서 외워. 주문메뉴: 머리고기 설렁탕 (1.3만) 맛10 친절10 청결10 삼성동에 10년을 살았는데 왜 이제야 오게 됐을까. 망고플레이트를 조금 더 일찍 알았다면, 이런 우는 범하지 않았을텐데. 아무튼 오랜만에 들린 동네는 바뀐게 크게 없어보였다. 몇몇 가게만 바뀌었을 뿐. 좋은 일도 많았던 곳이지만, 오랜만에 들려도 동네의 차가운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삼성중앙역에서 세차장과 주유소 지나면 바로 보이는 외고집설렁탕. 넓직한 발레주차 공간. 들어서자 보이는 미슐랭+블루리본 스티커. '나 이렇게 유명하고 맛있는걸로 소문난 곳이다' 를 대놓고 외치는 식당에 들어섰다. 점심시간 한참 지나고 가서 그런가, 가게는 한산했다. 차림표를 한참보고 있자니 답답했는지 친절한 직원분이 오셔서 말씀하셨다. "가장 많이 먹는건 그냥, 쫄깃한거 좋아하시면 머릿고기" 쫄깃한 머릿고기 한그릇 시키고 뭘 하며 기다리나 두리번거렸는데, 내 마음을 읽으셨는지 곧 오시더니 김치그릇을 건네주셨다. 뚝배기에 담긴 김치 + 깍두기를 잘게 자르다보니 곧 설렁탕이 준비됐다. 김치부터 한 입했는데, 새콤하면서 끝맛은 생강 맛이 강했고, 양념이 칼칼했다. 질세라 깍두기도 한입 했는데, 아삭하고 새콤한데 김치 대비 매운 맛은 확실히 덜했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신 맛있는 김치, 아마래도 식당에서 직접 담궈서 만드는 느낌이다. 주문한 설렁탕은 파가 뿌려져서 나오고, 소면도 함께 제공된다. 국물은 맑고 깔끔한데, 진한 시장스타일 설렁탕파시라면 실망하실 수도 있다. 소금 두 스푼과 후추 두어번 털어서 먹으니 간이 딱 맞았다. 국물까지 싹싹 긁어먹고, 결제하러 자리를 나섰다 누룽지캔디 한알 오물걸리면서 집으로 향하는데,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배부른 한끼에 기분이 좋았다.

외고집 설렁탕

서울 강남구 삼성로 555 알앤텍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