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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 한입 대학생활이 스쳐가는 맛] 오랜만에 모교 방문. 날씨도 좋아서 제대로 학교 투어를 한 바퀴 했다. 경영대부터 시작해서 문과대까지 천천히 돌고, 정대 후문까지 내려오니 자연스럽게 고민이 시작됐다. 뭘 먹어야 제대로 학교에 돌아온 기분이 날까.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결국 선택한 곳은 고른햇살. 그리고 메뉴 역시 고민할 필요 없이 참치김밥 + 치즈라볶이, 참김과 치라의 근본 조합으로 갔다. 매장을 이전한 뒤로 가격이 꽤 올랐다. 예전에는 정말 저렴하게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던 기억이 있는데, 세월이 흐른 만큼 가격도 같이 흘러버린 듯하다. 그래도 음식을 받아 한입 먹는 순간 그런 생각은 잠시 사라진다. 선배와 처음 했던 밥약, 동아리 활동, 입대 전 학교생활, 제대하고 처음 후배와 했던 밥약, 교환학생을 준비하던 시절, 졸업반이 되고 밤새 시험을 준비하던 날들까지. 참김 한입, 라볶이 한입 먹을 때마다 대학생활의 장면들이 하나씩 스쳐 지나간다. 맛있는 음식이라기보다 이제는 추억까지 같이 먹는 음식에 가깝다. 🍙 참치김밥 역시 기대했던 그대로다. 김밥 자체가 두툼하고 참치도 아낌없이 가득 들어 있다. 참치와 마요네즈가 부드럽게 어우러지면서 입안을 꽉 채우고, 흑미밥 특유의 고소한 맛까지 더해진다. 요즘 김밥집에서도 참치김밥은 흔하게 먹을 수 있지만, 고른햇살 참김은 유독 학교 다닐 때 먹던 그 맛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 치즈라볶이 라볶이는 전체적으로 달큰하면서도 끝에 살짝 매콤함이 올라온다. 떡과 라면, 양배추, 계란이 들어가 있고 그 위를 치즈가 거의 산더미처럼 덮고 있다. 나오자마자 먹지 않고 1~2분 정도 기다렸다가 젓가락으로 들어 올리면 치즈가 쭉쭉 늘어난다. 달큰하고 매콤한 라볶이에 고소한 치즈가 섞이고, 중간중간 두툼한 참김까지 한입씩 먹어주면 역시나 궁합이 좋다. 🥢 그리고 여전히 엄청난 양 고른햇살 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게 양이다. 둘이서 참김 하나, 치즈라볶이 하나만 시켰는데도 결국 다 못 먹고 남겼다. 예전부터 느꼈지만 여기는 항상 양이 많다. 가격은 예전보다 올랐어도 푸짐하게 내주는 인심만큼은 여전한 느낌. 가격도 오르고 매장도 바뀌었지만, 먹고 있으면 결국 예전 기억으로 돌아간다. 누군가에게는 그냥 김밥과 라볶이를 파는 분식집이겠지만, 나에게는 한입 한입 먹을 때마다 대학생활의 한 장면이 튀어나오는 곳. 오랜만에 학교를 한 바퀴 돌고 먹어서인지 이날은 유독 더 그리운 맛이었다. 맛은 그대로인데, 먹는 나는 꽤 많이 변했다.

고른햇살

서울 성북구 개운사길 14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