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게장귀신 여행기. 게장 안드시는 부모님, 할머니 포장하게 한 게장맛. 경상도 내륙지방에서만(대표적으로 대구, 진주)에서만 자라 게장과는 거리가 멀었다. 생게 식감부터 좋아하지 않으시는 어머니, 아버지 영향으로 처음 게장을 먹어본 게 스물 셋이었음. 지난 초가을 할머니를 모시고 여수로 갔던 가족 여행. 어머니, 아버지께서 갑자기 여긴 꼭 가야한다며 데리고 가신 게 여긴데, 뜬금없는 게장전문점이라 잉? 했다. 나야 서울에서 스무살 이후로는 게장을 쭉 먹어왔지만, 어머니, 아버지께서 게장드시는 걸 본적이 없는데 게장 전문점이라니. 알고보니 고모들과 함께 여수를 가신 적이 있는데 여기서 처음 게장의 참맛을 아셨다고. 갈치조림 정식을 시키니, 갈치조림이 가운데 나오고 양념게장과 간장게장이 깔린다. 새우장도 함꼐. 두 테이블을 썼는데, 내가 앉은 테이블에 고모, 고모부, 동생이 앉아 개이득 (셋 다 게장 별로 안좋아함) 결국 옆테이블 것까지 나 혼자 거의 스무마리를 먹고 게장 대학살 잔치. 내 앞에 게 껍딱지 사진 찍고싶었는데 사진으로 찍으면 좀 징그럽길래 안찍었다. 게장이 물릴때쯤 갈치조림도 매콤달콤 입에 넣으면 리프레쉬! 푹 익은 무도 숭덩 부드럽게 녹는 느낌이라 좋았다. 왜 게장을 밥도둑이라고 하는지 알 것 같은 집이었다. 새우장도 비리지 않아 정말 맛있게 먹었다. 키토산 섭취 장난 아니었던 날. 다만 밑반찬들이 전라도 손맛이 느껴지는 곳은 아니었다. 할머니께서 나오시면서 게장을 이렇게 맛있게 드신 게 처음이라며 네 통을 사다가 나 하나, 부모님 하나, 고모 하나, 당신 하나 들고 가시기로 했다. 또 하나 더 포장해오고 싶다. 잘먹었습니다!
청정게장촌
전남 여수시 봉산남4길 23-3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