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비빔밥과 석쇠불고기로 단단히 받쳐올린 진주의 100년 가게 경남 진주에서 서울로 대학 진학을 하고 다른 지방 사람과 이런저런 교류가 늘수록, 내 출신지 얘기를 하면 "진주? 거기 비빔밥 유명한 데 맞지?"하는 말이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사람들의 반응에 전주 말고 진주 아는 거 맞냐고 항상 되물어보곤 했다. 중, 고교 꼬꼬마 시절부터 먹어온 이 비빔밥을 사람들이 알 리 만무하다는 생각에서였는데, 매스컴은 많은 것을 바꾸었다. 백종원의 3대 천왕에 소개된 이후, 줄을 서서까지 먹지 않아도 됐던 이 집은 이제 웨이팅을 한시간여 세우는 집이 되었다. 평소에 미식쟁이라 고메를 찾아다니시는 분들이 드신다면 뭐가 특별한건지 모를지도 모르지만, 꽤나 역사적 관점으로도 맛으로도 의미있는 한그릇이다. 진주는 예로부터 양반가, 규방이 있어 화려한 음식이 발달하기 쉬웠고 근방 우시장이 있어 소싸움, 육회 등이 다른 지방보다 찾아보기 손쉬웠다. 육회가 들어갔기 떄문에 간장/고춧가루로 비벼먹던 비빔밥에서 탈피해 고추장을 넣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금은 육회비빔밥이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지만 예전에는 냉장도 어려웠을테니... 뭐 여튼 그런 의의를 떠나서도 먹었을때 서민적이지만 훌륭한 한 그릇의 냄새가 난다. 전주비빔밥이 꽤나 상업적으로 레시피가 통일되고 고급화된 것에 비해,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맛있는 비빔밥. 불향 가득한 석쇠불고기의 경우에는 상당한 킥이 된다. 살짝 그을음이 보이는 고기는 그 불향의 감칠맛이 굉장하다. 사이드로 나오는 선지국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다. 선지, 소고기, 양까지 살짝 들어있는 기본 국물이라니. 짝꿍도 굉장히 만족하며 먹었다고 했다. 유명한 진주의 비빔밥집은 천황식당, 제일식당, 천수식당이 있는데, 다들 가까운 동네에 있으니 다른 곳도 맛보시기를 추천. 잘먹었습니다!
천황식당
경남 진주시 촉석로207번길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