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일식/양식당에서 잔뼈 굵은 사장님의 임팩트있는 한식 한 끗! 성수에서 와인 마실만한 곳을 찾다가, 한국의 기름과 장으로 맛을 낸 요리들과 와인을 마실 수 있는 와인바라는 설명에 이끌려 찾았다. 문만 열어둔 가오픈 기간이라고 하셨지만 다행히 착석이 가능했다. 메뉴가 신기하고 상상되지 않는 것들뿐이라, 진지한 태도로 한참을 고민하다 두 가지를 골랐었다. 닭가슴살 잣국물, 단새우가리비관자 깻잎페스토 무침, 그리고 추천받은 와인 한 병. 닭가슴살 잣국물은 수비드한 가슴살을 잘게 찢고, 생율(밤) 슬라이스, 토마토, 절인 오이를 물기 짜내 썰어낸 것에 다른 견과류는 일체 들어가지 않은 잣 100퍼센트의 국물로 낸 요리. 먹자마자 이걸 위해 온 것마냥 숟가락으로 설거지를 해냈다. 양이 조금 아쉬워서, 양을 늘리고 소면추가 옵션이 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아 말했더니 잣 단가가 너무 비싸 그렇게까지 양을 확보할 수가 없다고 하셨다 ㅠㅠ 단새우관자 깻잎페스토 무침은 단새우와 관자 썬 것을 깻잎페스토, 바질, 오렌지 등과 버무려내고 버섯 칩을 곁들여 올려먹게 내셨다. 두 요리 다 감칠맛이 굉장하고 플레이팅도 식용꽃을 쓰시거나 식용 금을 쓰시는 등 굉장히 사려깊으셔서 먹기 아까울 정도였음. 두 번째 방문에서는 인원이 6명으로 좀 많았어서 이것저것 고민없이 시켜볼 수 있었다. 현재는 단새우 철이 아니라 단새우 대신 다른 세비체가 들어와있다. 메뉴는 하기. 1) 망고드레싱 세비체: 미니고수, 래디쉬, 발효망고식초, 세이지오일, 리코타치즈에 제철생선(광어)를 곁들인 요리. 생선이 살살 녹는데 비린 맛은 고수가 잡아줬다. 적당한 단맛과 신맛이 돋보였음. 2) 잣국물: 느므 맛있어서 리오더 3) 들기름 미나리 장아찌 국수: 저온 들기름, 광어회, 미나리장아찌 썬 것을 버무려 내고 그 위에 참나물 가득인 메뉴. 함께 입에 넣으면 재료마다 고유한 향이 기가 막히게 섞였음 4) 브로콜리니 한치볶음참깨소스: 버터태운 것과 참깨소스에 마늘 퓨레까지 곁들여 브로콜리니와 한치볶아낸 것으를 촉촉하게 찍어먹는 메뉴로, 너무 맛있어서 다시 한 번 오더. 5) 양배추구이 초리조크림: 간단한 것 같으면서도 내 최애였던 메뉴. 양배추 구운 것에 고추기름, 두반장, 초리죠로 만든 크림소스를 얹어내고 그 위에 중국에서 많이 쓰는 로우쏭(돼지고기가루)를 얹어냈다. 야채구이 특유의 단 맛과 더불어 눅진하면서도 매콤한 크림소스가 잘 어우러졌음. 6) 흑돼지 목살 스테이크: 능이크림소스와 감자퓨레 위에 흑돼지 목살을 큼직하게 익혀 내셨다. 고기는 늘 옳지. 다른 메뉴만큼 의외성이 있진 않았던 것 같지만 고기파인 나로서는 흡족했음. 메뉴를 이렇게 많이 시켰는데 어느하나 빠지지 않기 쉽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사장님이 그걸 해내시더라. 플레이팅도 다 너무 좋았다. 식사 이외에는 와인을 좋아하셔서 셀러도 그렇고 와인리스트가 굉장히 풍성하다는 점 (원하는 느낌을 말씀드리면 리스트에 없는 것도 많아서 추천해주심). 그리고 식사 전 색색깔의 젓가락을 고를 수 있도록 (술집에서 잔고르듯) 내주시는 점 등 고객 경험에도 신경쓰신다는 점이 너무 맘에 들었다. 굳이 단점을 꼽자면 1인 업장이라 3~4테이블 이상이 될 경우 주문이 밀리는 것이 있었다. 주문이 밀리지 않았다면 술과 요리 더 시켰을 거 같아 아쉬웠음. 너무 잘먹었습니다 :))
오일장
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20-8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