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여행을 경상도 지역을 여행하면 꼭 국밥 맛집을 써치해서 다녀오고는 하는데, 울산의 3대 국밥집이 있다 하여 다녀왔다. 내가 다녀온 하동식당은 1981년부터 영업을 하고 있는 전통이 있는 노포식당. 간판에서부터 고수의 향기가 풍긴다. "긴 세월동안 한번도 불이 꺼지지 않은 국밥솥" 이라는 문구에서 국밥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오후 3시쯤 애매한 시간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가게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친구들과, 가족과 함께, 또는 연인과 손님군도 매우 다양했음. 우리는 섞어따로국밥과 돼지 내장수육을 주문했다. 오랜만에 맛보는 진하고 걸쭉한 국물의 돼지국밥. 돼지고기 내장과 뼈를 오랜시간 푹 끓여 진국을 내었다는 말이 확 와닿았다. 찐한 국물의 구수하고 깊은 그 맛은 한숟가락 떠먹자마자 크어~ 소리가 절로 나온다. 하동식당에서는 다대기 대신 고춧가루가 꽤 많은 양이 올려져서 나오는데, 칼칼하니 시원해서 맛있었지만, 따로 나왔으면 진국의 그 매력이 더 잘 느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내가 개인적으로 다대기 없이 맑은 국물로 먹는걸 선호하기도 하고. 간도 이미 다 되어 있어 따로 소금이나 새우젓을 넣지 않아도 될 정도였음. 내장과 고기는 잘게 썰어져서 나오는데, 이 때문에 씹는 재미가 덜해 호불호가 갈릴수 있을 것 같다. 크기가 너무 잘지 않고, 고기와 내장의 식감은 그대로 잘 느껴질 정도여서 나는 괜찮았다. 하동식당의 또 다른 매력은 시큼한 맛이 강하게 나는 깍두기. 사실 국밥집에서 먹는 깍두기는 기름기가 많은 국밥 먹을때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는 역할로 여기는지라 묵은지처럼 시큼한 맛이 나는건 불호하는 편이고, 하동식당에서도 먹을때 딱히 별 생각 없었는데, 자꾸 생각이 난다. 발효된 김치 특유의 새콤함이 오히려 입맛을 더 자극한다. 다만 그 크기가 너무 커서 일일이 자르고 여러번 나눠 먹어야 하는 건 불편했다. 이건 확실히 불호 ^_^ 수육은 살코기와 내장 두가지가 나오는데, 내장 종류는 한가지. 살코기는 생각보다 두께가 얇아 크기가 작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국밥에 비해서 씹는 맛이 더 좋거나 하지는 않았다. 반면에 내장은 누가 봐도 내장인걸 알수 있을 정도로 큼지막하게 나오는데, 오히려 오래도록 씹어야 해서 한종류만 계속 먹기에는 중간에 살짝 물리는 감이 있었음. 하동식당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국밥 한그릇과 깍두기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하동식당
울산 동구 동해안로 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