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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기
추천해요
3년

첫 하이엔드 스시. 방문했던 스시야의 쉐프님께서 "양식을 하다가 일식으로 바꾼 계기'라며 추천해주시길래 궁금해서 다녀왔습니다. 인상깊었던 건 전화로만 예약이 가능하고, 예약금은 따로 없었다는 점. 그리고 친구가 거의 30분을 늦어서 라스트 오더시간이 다 되어 시작을 했는데도 차분하게 기다려주시는 걸 보고 여유가 느껴지는 것 같아 좋았어요. 바에만 쉐프님이 3~4분 계셔서 그런듯. 음식을 빨리 먹는 편인데도 흐름이 끊기지 않고 스무스하게 이어졌습니다. 식사하자마자 느꼈던 건 평소에 가성비 좋은 미들급 스시야를 많이 가서 기대만큼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리뷰를 쓰다보니 확실히 쓰이는 재료나 조리법의 디테일에서 차이가 났던 것 같아요. 좀 더 섬세하다고나 할까요 ㅎ.ㅎ 황돔(꽃돔)이랑 차새우는 처음 먹어보는데 넘 맛있어서 아, 이래서 하이엔드를 먹는구나 싶기도 했고요. 기억에 남는건 시마아지와 마아지. 청어가 없다고 그래서 아쉬웠는데, 그것도 잠시...ㅎ 아쉬운 빈자리를 아지 듀오가 200% 채워줬어요. 기름지고 진한 등푸른생선 특유의 맛도 살아있고, 그러면서도 상반된 식감이 아주 좋았습니다. 그리고 한치. 다른 스시야 리뷰에서 한 홀릭분이 "한치에 무슨 짓을 한건지 입 안에서 춤을 춘다"라고 말하셨던걸 봤는데, 딱 이 기분이었어요 ㅋㅋ 녹진함 완전 제대로였던 한치. 위에 올린 졸여서 만든 한치 내장도 잘 어울렸습니다! 의외로 다른 스시만큼이나 기억나는 스이모노와 소바. 조개 몇개 넣고 끝인 심심한 스이모노와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큼지막한 중합에 대파, 참나물이 듬뿍 들어가있어 무진장 시원했어요. 여기에 평소에 보기 힘들었던 순채는 약간 미끈거리는 독특한 식감이 나는데, 이게 참 재밌더라고요ㅎㅎ 마지막에 먹는 식사로 나오는 소바는 스시에 임팩트가 약해서 마무리가 아쉬운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끝까지 신경을 쓴 듯한 느낌. 오징어로 만든 어묵과 미역(설명해주셨는데, 마지막이라 메모하는걸 잊었어요 ㅠㅠ ) 이 내는 깊은 맛은 지금까지 먹어본 것중 으뜸이었습니다. 전체적인 구성도 만족스러웠고, 직원분, 쉐프분들 모두 너무너무 친절하셨습니다. 디너가 궁금하네요. + 아쉬웠던 부분도 몇가지 있는데, 첫 스시를 먹고 샤리 양이 적은 것 같아 늘려달라고 말씀드렸는데, 그 이후로도 큰 차이는 없었어요. 적당한 간의 샤리와 네타가 입 안에서 기분좋게 섞인다 싶은 느낌이 안 들었습니다. 그런데 다 먹고 나니 너무 배불러서 문제 없는 것 같기도 하고....ㅎ + 여길 추천해주셨던 분이 옛날이랑 맛이 좀 변했다는 얘길 하셨는데 어떻게 변한건지 궁금하네요. 최근에 오너쉐프님이 그만두셨다는 글도 봤는데 진작에 갈걸 그랬어요 흐어엉 ㅜㅜ

스시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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