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묵호횟집 (한국식 횟집, 서울특별시 중구 북창동 - 수도권 전철 1/2호선 서울시청역 부근) 잘나가는 율사 후배님과 계리사 후배님께서 상잉여인 저를 구제하러 불러주셨읍니다,,, 2013, 2014년에는 분명히 묵호회집이라는 상호를 가지고 있었는데 정작 찬을 놓는 깔개라든지 수저껍질에는 ‘묵호일식’이라고 적혀있는 요상한 곳입니다. 간판을 거꾸로 세워놓은 것부터가 아주 압도적인 이 식당, 과연 식탁에서는 어떨까? 👍 고전미 낭낭한 한국식 룸-횟집의 전형입니다. 2013년 2월의 블로그에서도 ‘10여년 전부터’ 다니던 곳이라는 표현이 있는 것으로 보아 꽤 오래된 업력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차림 가격대가 꽤 다양하지만 이곳을 유명하게 한 된장 숙성회 폭탄을 맛보려면 1인당 9만원 정도 되는 것으로 주문해야 합니다. 기본 찬은 오이와 당근, 배추와 백김치 몇조각이 다입니다. 그리고 접시에는 열무와 무생채, 고추냉이 약간이 놓인 게 끝이구요. 정말 이게 다인가, 라는 생각이 들 때 연어, 도미, 광어 그 외 2~3종류의 생선(제가 방문했을 때는 민어 포함)을 엄청나게 들고 와서는 아주 깔끔하고도 군더더기 없는 솜씨로 그 자리에서 슥삭슥삭 썰어주십니다. 너무 쉽게 썰어내서 뭐 저리 투박하나 싶은데... 막상 썰어낸 단면과 두께를 보면 이른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식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미 양도 많은데 두께도 제법 있다 보니 첫 번째 접시를 비워내면 이미 꽤 배부릅니다. 1차가 끝나면 2차가 시작되는데, 이게 아주 백미입니다. 단무지 등으로 밥을 둘러싸고 그 위에 각종 숙성회를 올려서 상당히 많은 양의 고추냉이와 함께 썰어주는데, 와!!!!!! 이거 꼭 먹어봐야 합니다. 고추냉이가 너무 많아서 맵지는 않을까, 저 단무지 비리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 다 접어두셔도 괜찮아요. 모자라다고 하면 얼마든지 더 썰어준다는데... 아뇨 2차에서도 이미 제 보잘 것 없는 위장은 GG를 선언(아 연식 나온다...)해버립니다. 회 양이 많아서 배부르다는 생각이 든 건 여의도 쿠마 이후로 간만입니다. 이후에 생선 튀김과 생선머릿구이 등이 조금 더 나오고 식사가 마무리됩니다. 가게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 곳에서만 일하고 있다는 ‘실장님’의 입담이 워낙 좋아서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 장점이 명확한 만큼 단점 또한 두드러지는 곳입니다. 생선 외의 요리는 매우 부족해요. 접객 방식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른바 ‘실장님’의 접객이 매우 친화적이고, 입담도 걸걸하고 재미있는 건 사실이지만 상당히 불편함을 자아낼 수 있는 발언도 꽤나 있어요.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질펀한 종류라고 이해하시면 될 듯 싶습니다. 그리고 회 썰어주는 분에게 자연스럽게 배춧잎 1~2장 정도의 팁을 쥐어주는 분위기가 지배적인데 이것도 저는 그닥... 좋아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주지 않으면 못배길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능력이라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요. 마지막으로 가격도 약하지는 않아요.
묵호
서울 중구 세종대로14길 26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