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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키
4.0
4개월

* 진남포면옥 鎭南浦麵屋 (냉면 등 - 대전광역시 유성구 구즉동 – 송강전통시장 부근) 대전서도 차 없으면 닿기 쉽지 않은 곳이 지하철 1호선 북쪽, 그러니까 대덕 단지 부근이죠. 이곳에 맛난 평냉집이 있다 해서 찾아갔습니다. 영업시간 확인 안하고 저녁에 들렀다 닫혀있는 가게 문만 보고서는 절치부심해서 2회차는 아예 일찍 갔어요. 평안남도 진남포시 용정리 197번지에서 14후퇴 때 피난온 1세대(이정모)가 1954년 대전역앞에서 <대동면옥>으로 시작하여 둘째 아들 이관식이 지금 장소와 상호를 정하면서 현재까지 70년 넘는 세월을 이어오는 유서깊은 가게입니다. 2023년 24월 24일 <생활의 달인> 885회에 평양냉면 고수로도 소개되었어요. 👍 동치미 물에 소고기 육수를 섞는 ‘전통적인’ 방식을 사용한 덕에 고기 육수만 쓴 냉면(1그릇 0.9만원)과는 다른 특유의 감칠맛과 시원함을 맛볼 수 있는 가게입니다. 배합이 쉽지 않은고로 하루 150그릇 정도밖에 만들지 못한다지만, 그 희소성(?)을 배제하더라도 실제로 엄청난 맛입니다. “냉면은 아무 맛이 없어. 그게 피양(평양)냉면이야.”라던 김지억 前 전무(우래옥, 2020년 은퇴)를 비웃기라도 하듯 서울/경기권에서 맛보던 것과 판이하게 다른 매력을 선사해요. 세상은 넓고 내 경험과 지식은 일천하다는 것을 매일 깨닫는 요새입니다. 김치와 두부, 고기가 골고루 섞인 찐만두(4개 0.9만원)도 슴슴하니 너무나 잘 들어갑니다. 녹두전도 굉장히 맛나보였으나 혼자 먹기엔 양이 많아 주문하지 않았는데 이 또한 금방 동난다네요. 겨울에 방문했는데도 어마어마했는데 이번 여름에 들르면 얼마나 좋을까요. 다시 방문할 날을 손꼽아 기다려요. 👎 차 없으면 가기 어려운 위치, 그리고 언제일지 예측하기 어려운 영업 종료시간은 고려해야 할 요소입니다. 25년 3월부터는 생산량을 늘리면서 영업시간도 오전 11시~오후 3시(저녁 X)로 바꿨지만 이 역시 재료 조기 소진에 따라 훨씬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구요. 사실상 오픈런해야 쉽게 맛보는 곳입니다. 가게가 넓지 않다는 점도 긴 대기에 한몫하겠네요. 주차는 주변 주택가나 다른 주차장에 알아서 해야 합니다. * 나중에 올리겠지만 대전을 대표하는 냉면집 중 하나인 숯골원도 어마어마합니다. 여기는 동치미에 더해 꿩육수를 쓴다는 특징이 있네요. 이쪽 일대가 꿩을 은근 쓰는데, 가령 충주 수안보 일대에 장끼를 2천여마리 기르는 대장군이란 식당이 있죠. * 서울(약수)에 있는 찜닭과 평안도식 막국수를 파는 진남포면옥(1965년 창업)과 다른 집입니다. 대전과 서울 모두 창업주가 평안남도 진남포 출신이라는 점은 같네요. * 과거에는 ‘서울식’ 평양냉면 또한 분단 전 평양냉면집과 동일하게 동치미를 사용했으나 찬 날씨 덕에 동치미 물을 항상 조달할 수 있던 북쪽과 달리 남쪽은 상대적으로 덥고 냉장시설이 부족해 위생 관리 등이 쉽지 않아(세계일보, 2020년 7월 15일) 점차 고기 육수만 쓰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합니다. 예컨대 ‘우래옥’에서 오래 일했고 ‘대원각’과 ’봉피양’의 기틀을 잡은 고(故) 김태원 조리장에 따르면 1980년대 말 냉면 육수에서 허용치 이상의 대장균이 발견되면서 동치미를 쓰는 집이 줄었고, 김지억 前 전무(우래옥, 2020년 은퇴) 또한 우래옥 역시 과거 동치미를 섞은 육수에서 대장균이 검출돼 영업정지된 뒤 동치미를 뺐다”고 합니다(조선일보, 2024년 8월 24일 기사). 서울의 경우 을지로 남포면옥에서만 동치미를 쓴다네요. * 1931년 12월 6일자 동아일보 기사에 따르면 당시 평양냉면의 조리법은 “냉면 국물로 소의 살코기와 비계 없는 돼지고기, 닭고기 또는 생치꿩고기도 넣고 물을 요량대로 붓고 푹 고아서 패내여 배전대에 넣고 꼭 짜서 사용함은 이 국물 맛이 제일 달고 좋습니다. 겨울이라도 동치미국 이외에 돼지국물에다가 국수를 차게 말아 먹는 수도 있습니다.”(위의 조선일보 기사).

진남포면옥

대전 유성구 봉산로36번길 34 1층

맛집개척자

여기는 매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은 하는데 가기 쉽지 않더군요. 꽤나 뚝심있는 집이라는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