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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나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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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근처 ㄴㅁㅂㅇ순대 가려고 했으나 일요일 휴무라는 사실에 대체제를 찾았다. 이미 머릿속이 순대국 생각으로 점철돼 있어서 순대국 파는 집으로 스르륵 들어왔다. 순대국이라는 음식과 플라나리아라는 동물이 만나서 만들어낸 변곡점으로 어떻게 식사가 이루어질지 기대가 되었다. 깍두기가 달달하고 엄청 시원했다. 김치는 안 먹어봤다. ■ 순대국 보통 (8,000) 보글보글 끓으며 나오는데 보기보다 뜨거운 건 아닌지, 빨리 식었다. 어느 정도냐면, 끓는 음식 먹을 때 무조건 혀 데이는 필자가 혀를 안 데였다. 순대국 국물을 매일 사골과 고기로 직접 만드신다고 써있었는데, 생각보다 진하지는 않았다. 색이 탁해서 걸쭈우욱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좀 맑았다. 처음 음식 나왔을 때 꼬리한 향이 풀풀 풍겨서 냄새도 날 줄 알았는데, 막상 먹어보니 냄새도 별로 안 났다. 필자는 들깨가루를 좋아해서 팍팍 넣고 고추랑 마늘을 넣었다. 다데기는 원래 안 들어가 있는데 처음부터 국이 좀 짠 편이므로 먹어 보고 조금씩 넣는 것이 좋겠다. 순대는 찹쌀순대고 2개 있었는데 좀 작고 꾸리한 냄새가 강했다. 순대보다는 다른 부속고기들이 더 나았다. 그리고 들어간 부속고기들 양이 아주 많았다. 그런데 먹던 와중 옆 테이블과 종업원 분의 대화로부터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여기 순대국은 알아서 남자용 / 여자용으로 따로 나온다고 한다. 종업원 분 왈, 지금까지 여자 손님들 열에 아홉은 머릿고기가 들어갔을 때 꾸리함을 싫어해서 머릿고기를 빼고 다른 부위로 채운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후 다른 남/녀 손님이 와서 순대국과 순대국 특을 시켰을 때 특이 누구 꺼냐고 묻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실 시켰을 때 머릿고기를 포함할지 말지를 손님 보고 택하도록 하면 더 좋겠지만, 아무튼 여기서는 순대국을 초심자 버전으로도 맛볼 수 있다고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 여자 분들도 머릿고기 있는 버전으로 달라고 부탁드리면 해 주시니(반대도 마찬가지), 주문에 참고하시길..

선릉을지순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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