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에는 먹는 속도보다 빠르게 디쉬를 후다닥 치워버리시거나, 종업원 분께서 갑자기 말도 없이 무릎에 손수 천(턱받이 아니라 뭐라고 하더라…)을 깔아 주시는 등 접객이 당황스러운 순간들이 있었다. 하지만 고기와 해산물이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는 그런 부분들이 없었다. 한편 어떤 디쉬는 설명이 엄청 자세했고 어떤 디쉬는 기본적인 먹는 방법에 대한 설명조차 부족하다고 느꼈다. 또, 옆테이블과 같은 음식을 먹는데도 설명 내용이 좀 추가되고 빠진 것들이 있었다. 특정 종업원 분의 실수였는지, 식당 측에서 직원 교육에 미흡했던 탓인지 모르겠지만 음식 설명은 좀 더 일관성 있도록 개선되면 좋겠다. ■ 웰컴디쉬 먼저 라이스페이퍼 칩이 나왔다. 별 맛이 두드러지진 않고, 그냥 라이스페이퍼 튀긴 것이었다. 다음으로는 본격 웰컴디쉬가 나왔다. 왼쪽부터 비프타르타르 칩, 이름 까먹은 무슨 메뉴.., 감자 밀푀유이다. 기술한 순서처럼, 왼쪽부터 먹으라고 하셨다. 가운데 메뉴는 안에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를 넣고, 겉에는 토마토 앤초비 소스를 바르셨다고 한다. 필자는 셋 중 감자 밀푀유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층층이 쌓인 감자 식감도 매력 있었고, 위에 올라간 토마토랑 레몬필 덕분에 더 톡톡 튀었다. ■ 빵 톡톡에서 운영하는 ‘식부관’의 빵을 주시는데, 이 날은 미니 식빵과 퀸아망이 나왔다. 미니식빵에는 다시마 버터 올리고 프로슈토랑 같이 먹으라고 안내해 주셨다. 프로슈토가 향이 좋았다. 다시마 버터는 직접 만드셨다고 하는데, 그냥 일반 버터랑 크게 차이점을 모르겠다. 퀸아망에는 독특하게 겨자가 들어가 있었는데, 달달하고 고소한 패스츄리와 알싸한 겨자가 의외로 잘 어울렸다. 그렇지만 필자는 좀 더 버터 향이 강렬한 퀸아망 좋아한다.. 여기서는 식빵에 프로슈토 곁들여 먹는 것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 오늘의 해산물 요리 대방어 회 위에는 적양파 피클, 아래쪽에 유자 소스와 시추안 소스를 발랐다고 한다. 인상 깊진 않았는데 맛있긴 맛있었다. ■ 비프 카르파치오 이건 원래 코스에 포함된 메뉴는 아니고, 추가금을 내고 따로 시킨 것이다. 채끝 등심을 사용하신다고 한다. 위에는 트러플 소스와 루꼴라 페이스트이다. 알아서 돌돌 말아서 잘라 먹어야 한다. ■ 오늘의 따뜻한 요리 집게발 새우를 버터 소스에 구워서 자몽 소스에 곁들인 메뉴이다. 샐러리악 퓨레와 자몽 가니쉬가 함께 나온다. 손으로 잘 발라 먹으면 한 번에 살이 통으로 사악 발라져 나온다. 집게발은 먹는 부분은 아닌 것 같았는데, 몸통만으로도 한입에 가득 찰 정도로 통통했다. ■ 차 요리가 나온 후에는 자스민 개복숭아차 탄산수가 나왔다. 말 그대로 자스민, 복숭아, 탄산을 섞은 맛이었다. ■ 옵션1 생선요리, 양갈비 스테이크, 한우 요리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생선요리와 양갈비 스테이크를 하나씩 시켜서 나눠 먹었다. 이 날의 생선은 팬에 구운 가자미로, 벼섯 듁셀, 샐러리악 퓨레, 감자로 만든 요리를 곁들이고 위에 파마산 칩을 뿌리셨다고 한다. 소스는 버터와 양파 사용하셨다고 한다. 맛있기는 했는데 인상 깊은 정도는 아니었다. 왠지 이 날은 소보다 양이 끌려서 양갈비 스테이크를 시켰다. 호주산 어린 양을 쓴다고 하셨다. 가니쉬로는 매쉬 포테이토, 튀긴 감자, 버섯 콩피를 곁들이셨다. 소스는 럼주와 토마토를 쓰셨다고 한다. 양은 항상 양꼬치나 불향 세게 나도록 구운 양갈비로 접해보고, 이처럼 스테이크 비슷하게 먹어본 것은 처음이었다. 양 냄새를 죽인 것은 아니지만 냄새가 거슬리지 않고 개성으로 승화되었다. 그리고 고기가 되게 연하고 부드러웠다. 소스를 많이 찍어 먹었을 때 더 맛있었다. 인생에서 먹어본 양 중에 제일 맛있었다. 감자 맛있었다. 양이 오늘의 플라나리아 픽 메뉴. ■ 옵션2 콜드랍스타파스타, 완도 다시마 파스타, 트러플 크림 파스타 중에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콜드랍스타파스타와 트러플 크림 파스타를 하나씩 시켜 나눠 먹었다. 콜드랍스타 파스타는 추가금을 내야 하는데, 그럴 가치가 있었다. 랍스타와 썬드라이 토마토가 들어간다. 면은 컬리니?라고 하셨다. 파스타 소스는 약간 우유와 치즈의 중간에 있는 맛이었는데, 토마토와 로즈마리를 같이 먹으니까 모든 향이 확 살아나서 훨씬 맛있었다. 재료를 따로 먹기보다는 섞어먹도록 설계된 메뉴인가보다. 랍스타 혼자만 맛있다기보다는 이미 파스타 자체로도 특이하고 맛있는데, 거기 랍스타가 들어가서 더 맛있어진 느낌이라서 더 좋았다. 트러플 크림 파스타는 근-본 이탈리아 원조 까르보나라에서 고기 기름 고소한 맛이 빠진 느낌이었다. (실제로 고기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위에 올라간 계란 노른자(종업원 분께서 유정란이라고 강조해주셨다) 터트려 먹으면 꾸덕하고 간간한 것이 정말 이탈리아에서 먹을 것 같은 파스타였다. 이탈리아 까르보나라만이 맛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이 파스타는 정말 이탈리아 파스타 같았다. (필자는 크림 들어간 한국 까르보나라도 좋아한다. 맛만 있다면 다 좋다 ㅎㅅㅎ) ■ 디저트 딸기 가득한 디저트가 나왔다. 달달한 바닐라 + 딸기 + 아이스크림 = 맛없없 조합.. 커피 또는 차를 마실 수 있는데, 차는 얼그레이, 페퍼민트, 카모마일 중에 고를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작은 쿠키와 젤리 2개가 나왔다. 젤리는 터키쉬 딜라이트 같은 식감이었다.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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