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찾아갈 정도는 아니어도, 집 근처 있었으면 자주 갔을 듯. 서울 내에서 만 원 후반대에 이 정도 파스타 먹을 수 있다면 만족스럽다. 식전빵은 파스타 소스 찍어먹으라고 주시는 거라서 별도의 소스는 없다. 발효된 냄새 폴폴 풍기는 폭신하고 부드러운 빵이었다. 백김치/무피클을 주시는데 엄청 레몬 향이 강했다. 재료의 질에는 약간 의문이 들고, 특히 필자는 해감 덜 된 어패류를 굉장히 싫어하지만.. 그럼에도 재방문 의향 있고 소스를 잘 쓰는 집이라고 생각해서 '맛있다' 줌. ■ 까넬로니 (15,900) 말랑한 파스타 면으로 속재료를 그득 감싸 만든 까넬로니. 우유 맛 가득한 퐁실한 리코타 치즈를 가득 채웠다. 시금치 맛은 뚜렷하지 않고, 가끔 식감을 얹어주는 역할인 것 같다. 속에 새우도 있다는데 솔직히 거의 존재감은 없었다. 토마토 소스는 미국 레토르트 식품 맛인데, 리코타 치즈랑 정말 잘 어울려서 같이 먹으니까 독특하게 맛있었다. 소스가 리가토니 안에까지는 안 배어들어 있어서, 먹을 때마다 매번 토마토 소스 담뿍 떠먹어야 했다. 치즈만 먹으면 살짝 물릴 수 있을 듯. 3~4명이서 한 접시 나눠 먹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 ■ 봉골레 (15,900) 촉촉하고 말랑한 먹물 딸리올리니 사용한 생면 파스타. 오일 소스는 조개 육수로 맛을 내 고소한데 고추를 써서 살짝 칼칼하고 매콤했다. 소스 자체도 맛있었는데 방울 토마토가 달달해서 한층 더 맛이 풍부해진 덕에, 한 접시 혼자 먹어도 별로 안 질릴 것 같았다. 다만 조개가 전반적으로 해감이 덜 돼서 고운 모래가 좀 씹혔다. ■ 대파 크림 리가토니 (14,900) 파스타는 심이 살아있도록 살짝 단단하게 조리되었다. 크림 소스가 뭔가.. 마카다미아 넛을 연상시키는 고소한 맛이었다. (근데 아마 소스 자체에 견과류를 넣은 건 아닌 듯) 대파를 곁들여서 먹으니까 맛있었는데, 파스타 양에 비해 대파가 좀 적지 않았나 싶다. 살시챠 소세지가 들어있는데 작고 동그랗게 잘라서 거의 돼지고기 미트볼 같았다. 후추를 뿌려주셨음에도 약간 고기 잡내가 나긴 했는데 파스타 전체의 맛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어서 그냥 먹었다.
페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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