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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당고에 꽂혀서 찾아갔다. 연남동이긴 한데 거의 가좌역 쪽 끝이어서 골목에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그리고 평일 낮이긴 했는데 필자 말고 손님이 하나도 없어서 약간 가게의 존속이 걱정됐다(?) 귀엽게 생긴 화과자 먹어보러 나중에 또 방문해야되기 때문에,, 부디 오래 영업하시길.. 4인 테이블 하나 빼고는 다 긴 의자에 일행과 나란히 앉아야 하는 좌석이었다. 3명 이상 방문하기엔 좀 애매할 듯. ■ 미타라시 당고 (3,000) 기본 간장 당고. 키오스크 메뉴판에서 미타라시 당고를 굽거나 안 굽게 택할 수 있었다. 메뉴판 사진으로는 안 구운 당고는 2개, 구운 당고는 1개 찍혀있는데 사진만 그렇고, 어느 쪽이든 3천원에 하나 나오는 거라고 한다. 필자는 구운 걸로 골랐다. 주문 받고 화로에서 굽기 시작하셔서 금방 가게 안에 구수한 냄새가 은은하게 퍼졌다. 에어컨이 세게 틀어져 있어서 식을까봐 나오자마자 얼른 먹었다. 거의 대구 꿀떡 같은 느낌으로 아주 단 당고였다. 떡은 막 쭉 늘어지는 쫀득한 떡은 아니었는데 딱 지금 정도의 찰짐이 좋은 것 같다. 이미 양념도 끈적해서 여기서 떡이 더 쫀득하면 오히려 질척거리는 느낌이 날 수도 있을 것 같다. 구우니까 딱 가래떡 구웠을 때처럼 구수한 불향이 입혀지기 때문에 구운 버전을 추천. ■ 우유 당고 (3,000) 우유나 메론처럼 특이한 맛도 있길래 궁금해서 하나 시켜봤다. 위에 백앙금이 올라가고 연유가 뿌려져서 나왔다. 떡을 연유랑 먹는데 맛이 없을 리가.. 백앙금은 따로도 먹어봤는데, 연유에 맛이 다 덮여서 뭔지 잘 모르겠다. 우유 맛(?) 앙금이었으려나.. ■ 마오펭수이 녹차 (5,500) 티백 빼놓으라고 작은 그릇도 주시는 섬세함이 좋았다. 근데 녹차 맛이 워낙 약하고 부드러워서 굳이 티백 뺄 필요를 못 느꼈다. 얼음 녹게 놔두면서 티백 한 2시간 담가뒀는데도 끝까지 씁쓸한 맛은 안 올라왔다. 인스타 보면 녹차라떼에 쓰는 녹차도 되게 공들이신 것 같았는데 막상 진짜 녹차는 티백이어서 좀 아쉬웠다. 메뉴판에는 큐브 아메리카노(여우 모양 얼음 올라가는), 메론소다 같이 더 예쁜 음료가 많았다. 다만 당고가 꽤 달아서 아주 쓴 아메리카노, 혹은 텁텁한 녹차가 어울릴 것 같았다. 필자가 시킨 녹차도 당고랑 같이 먹기엔 좋았음.

키츠네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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