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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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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괜찮은데, 맛있는데 뭔가가 조금씩 아슬아슬 처음 토리파이탄을 먹었던 곳은 긴자의 카가리였고, 미슐랭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친 상태였기에 좋은 쪽으로 꽤 충격을 받았었다. 오레노라멘의 육수도 뽀얀 뼈맛이 카가리와 지향점이 유사하다는 인상이었는데 여긴 돼지도 제법 섞어서 좀 더 익숙한 맛이었다. 여름이라 입이 비린 것치고는 괜찮게 비웠고 면도 단단하게라고 따로 말 안 했는데 꼬독꼬독하게 잘 삶아 나왔다. 캐러맬화한 양파를 넣어 감칠맛을 더하는 발상이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좀 눌어붙어 이에 찐득거렸다. 좀 더 낮은 온도에서 오래 조리해 크리미했더라면 국물과 보다 자연스럽게 어울렸을 듯. 닭고기 고명은 분명 오버쿡도 언더쿡도 아니긴 한데, 촉촉하다기보단 미묘하게 설컹거렸다. 차슈의 살코기 부분은 굉장히 부드러웠는데 불자국이 거의 없는 지방쪽이 좀 니글거렸다. 커서 좋아들 할듯. 겉이 말캉한 달걀은 예상보다 훨씬 더 익어 있고 속마저 차가워서 조금 놀랐다. 익숙한 죽순 식감(이거 통조림인가? 하도 비슷들해서)은 괜찮았는데 파는 눈으로 보았을 땐 좀 더 고와도 어울렸겠다 싶었고. 정작 먹을 땐 그다지 신경쓰이지 않았다. 한국은 새삼 식재료 자체가 참 그냥 그런 듯... 밖에서 순서를 기다리며, 일행이 듣기를 거부해도 이 가게의 1년 예상 매출 따위를 계속해서 주워섬기는 30대 초반 남성을 말없이 견디며 앉아서 음식장사 하시는 분들 참 힘들겠다 하는 생각을 하였다. 고작 칠천원 내고 먹으면서 이거 다 바라는 건 솔직히 도둑놈 심보인 거 알지만... 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여건상 못 하는 것 같아서 아쉬운 것. 성업하셔서 한 만이천 원짜리 고급화 버전 가게도 하나 차리셨음 좋겠지만 그럴 리는 없겠지. 이거저거 트집 잡았지만 '홍대 닭육수 라멘'으로 검색하면 제일 많이 나오는 ㅁ모 업장과는 비교를 불허한다 아참, 이건 그냥 궁금했던 건데 한국 이제 식당에서 나무젓가락 제공해도 되나?

오레노 라멘

서울 마포구 독막로6길 14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