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카야인데 깔끔하게 한 상 차림으로 점심 메뉴가 나와 점심시간에 자주 찾는 곳이다. 원래는 덮밥을 많이 먹는데, 이 날은 면이 먹고 싶어 하루 10개 한정(!)이라는 아부라소바(10,000)를 먹었다. 아부라소바는 돼지기름, 그러니까 라유에 비벼먹는 소바이다. 사실 많은 곳에서 국물이 적다며 아부라소바를 다이어트음식이라고 하던데, 왜 그런지는 전혀 납득할 수 없고.. 나는 그냥 맛있어서 먹는 음식이다! 확실히 소바 전문점에 비할 바는 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이 곳은 전문점이 아니라, 생소한 아부라소바라는 음식에 대한 이해도 자체가 다르다. 들어가는 재료에 크게 고민이 있었던 느낌이 적은 게, 일반 국물 있는 라멘에 들어가는 부재료(숙주 등)를 그대로 옮겨와 면과 라유와 섞어놓은 느낌이다. 식초 같은 것도 없고. 그래도 기본적으로 각각의 재료는 나쁘지 않았고 그래서 면+돼지기름+고기라는 맛없없 조합이 괜찮다고 느꼈다. 차슈도 뭔가 우리가 아는 정석 일본 라멘 차슈 느낌은 아닌데, 돼지고기 조림이라는 이름으로 놓고 보면 나쁘지 않은 돼지고기 조림이었다. 아부라소바의 정석은 아니었지만, 좋은 변주도 있을 수 있고 이 곳은 막 좋진 않더라도 나쁘지 않은 변주였다. 전문점이 아닌 곳이고 이자카야의 점심 메뉴인 걸 감안하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이왕 하루에 10개 한정으로 좀 공들여서 파는 느낌을 내고 싶으시다면, 조금 더 메뉴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구락
서울 강서구 마곡중앙6로 45 리더스퀘어 마곡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