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난무난한 파스타와 분위기 맛집 까까를로! 밋업으로 방문했다. 들어서자마자 '아, 여기 소개팅 장소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리 크지 않고 시끄럽지 않은 장소에 우드톤의 분위기가 느낌 있었다. 메뉴판을 보니 파스타는 생면과 건면, 뇨끼까지 모두 취급하시는 듯 했고 셋 중 특히 시그니처라고 생각되는 메뉴는 없었어서 다양하게 주문해서 먹었다. 뇨끼 중에서는 바르바비에톨라 뇨끼, 생면 파스타 중에서는 카치오에페페와 포모도로, 건면 중에서는 카사레치아 명란 오일 파스타를 주문했다. 바르바비에톨라 뇨끼는 시즈널 한정메뉴로, 비트가 들어간 크림치즈소스에 나온다. 소스는 크림치즈라 그런지 약간 달달했고 처음 먹자마자는 달달하니 맛있었지만, 마지막 즈음에는 식사로서는 약간 덜 달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메뉴는 다른 짜고 감칠맛 있는 메뉴와 함께 먹으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비트와 사과, 당근 퓨레가 들어갔다는데 abc 주스를 즐겨 만들어먹는 사람으로서는 그 맛이 거의 안 느껴져서 아쉬웠다. 내가 너무 하드하게 비트 그 자체를 먹고 살아와서 그 맛이 잘 안 느껴지는 걸 수도 있지만... 나한테는 딱 색만 낸 느낌이었다. 뇨끼는 쫀득했는데 포슬포슬함은 잘 안 느껴졌다. 개인적으로는 포슬포슬보다는 쫀득을 좋아해서 괜찮았음! 생면이었던 카치오에페페와 포모도로는 사실 생면이라는 것이 잘 안 느껴졌다. 말 안 해주고 먹었으면 생면인지 건면인지 몰랐을 것 같다....? 생면 특유의 쫄깃함이 잘 안 느껴졌다. 아쉬워... 건면인 명란오일파스타는 명란 맛이 잘 안 느껴졌다. 명란이 좀 풀어지기도 해야 명란맛이 느껴질 것 같은데 (명란 파치?) 비싼 명란을 쓰셨는지 명란이 제 형태를 모두 유지하고 있었다. 파치의 문제는 아닐 수도 있는데 어쨌든 명란의 맛이 잘 안 나서 좀 아쉬웠다. 근데 이게 또 신기한 게 건면 오일파스타인데 약간 생면 같은 식감도 있었다. 뭐지 이 파스타집...? 건면은 좀 생면 같은 면이 있고 생면은 좀 건면 같은 면이 있어서 구분이 안 된다... 먹다보니 양도 살짝 부족하고 여태 시킨 모두 숏파스타여서 돌돌돌 말아먹는 페델리니면을 사용한 체드로감베리를 시켜봤다. 유자 소금이 들어갔다고 한다. 트러플소금은 먹어도 먹어도 매번 그렇게 트러플 맛이 안 나더니 유자소금은 꽤 유자의 캐릭터가 느껴진다! 익숙하지 않은 맛인데 또 그게 괜찮은 독특함과 새로움이었다. 전반적으로 비싼 가격에 비해 맛이나 양이 엄청 만족스럽지는 않았는데 성수동의 소개팅맛집 분위기 값이라고 생각하면 또 괜찮은 것 같기도...!
까까를로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8길 21 1.5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