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골민물매운탕 은둔고수 미사리. 서울의 확장에 따른 신도시의 건설로 지금은 화려해진 곳이지만, 어린 시절에는 미사리경정장과 함께 주말 식사하기 좋은 널찍한 교외 식당들이 즐비했던 곳으로 기억한다. 지금은 이전의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외딴 한강변에는 아직 흔적이 약간 남아있다. 미사역에서 조금 떨어진 강변에 위치한다. 씨유가 보이는 골목에서 씨유 오른쪽으로 쭉 들어오면 보인다. 차 없이는 살짝은 도달하기 힘든 곳. 벽돌집 문을 열고 들어가면 노부부가 맞이한다. ##메기매운탕 빠가와 메기 모두 먹어봤지만 메기에 손을 들어주고싶다. 미나리가 듬뿍 올라간 비주얼로 등장한다. 소형 매장인가 그런지 메기의 빵이 매일매일 다른데, 빵이 작으면 또 많이 넣어준다. 운 좋게 빵이 큰 날에 걸린다면 부들부들하고 기름진 살이 만족감을 선사한다. 사실 작은 날이어도 적당히 큼직하니 맛있는 편. 국물은 아주 특이한데, 보통 고추장 베이스의 양념을 해 달달하고 리치한 민물매운탕과 달리 엄청 라이트하고 시원하다. 국물 안에 한가득 들어있는 얇은 무채가 그 비밀인 듯 한데, 꽤나 매력있다. 탕을 먹다 보면 여주인장이 오셔서 직접 수제비를 떼서 넣어주신다. 얇게 잘 뗀 수제비는 금방 국물이 배어 먹을 준비가 된다. 맛은 뭐 굳이 설명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밑반찬 국물에도 들어가는 듯한 매콤한 무생채무침과 녹진하게 잘 조린 멸치볶음도 좋지만, 진짜 놀라운 것은 김치이다. 투박하게 간한 경상도식 김치같은데, 푹 곰삭아서 아주 맛있다. 지금 당장 홍어삼합을 해도 될 듯한 탑티어급 김치. 홍어는 아니지만 매운탕과도 잘 어울린다. 지금까지 먹은 매운탕 중 손에 꼽을 만큼 맛있는 곳이다. 양념이 강하지 않은 시원한 국물맛이라 민물고기의 지방 풍미를 잘 느낄 수 있는 곳. 다만 방문할 때 마다 맛의 편차가 있는 곳이고, 사장님 부부가 나이가 좀 있으셔서 그런지 서비스가 빠릿빠릿한 느낌은 조금 없다. 그래도 꼭 한번은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 P.S 참게 한 마리는 꼭 넣길. 안 넣어도 주인장의 추천에 넣게 될 것이다. 재방문의사: 5/5
샘골 민물매운탕
경기 하남시 미사동로40번길 20-19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