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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e_cho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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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호루몬 곱창없는 곱창 오마카세 색다른 곱창 요릿집이 있다는 소식에 설레어 방문했다. 방문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가오픈이었는데… ㅎㅎ 내 만원 돌리도 가게 내부는 생각보다 매우 넓다. 다찌 하나 있는 조그만 이자카야를 상상했는데, 오산이었다. 첫 메뉴는 깐 천엽무침과 소 내장(몇 번째 위라고 한거같은데 기억이…) 무침이 나온다. 은은한 훈연 향과 짭쪼름하면서도 감칠맛나는 쯔유 양념이 입맛을 돋운다. 거두절미하고 바로 구이이다. 곱창집 서비스 염통과는 차원이 다른 정육면체 염통이 나온다. 잡내는 전혀 없고, 순수한 근육의 육즙이 아주 만족스러웠다. 이후 곱창을 넘어서 내장의 대명사가 된 대창이 나온다. 대창을 뜯어서 기름 부분이 위로 가게 구워주는데, 덕분에 혈관이 막힐 듯이 탱글한 대창의 지방을 느낄 수 있어 좋다. 다만 느끼한 것은 어쩔 수 없으니 기름진 식성을 가진 사람 한명은 데려가기를…. 이후에는 대동맥과 염통 회가 나오는데, 이게 또 별미다. 식감이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개인적으로 염통은 말고기 회랑 비슷했다) 예술이니 꼭 한번 시도하시길. 식사는 맑은 스타일의 모츠나베, 콩판 주변 지방(Perirenal fat…??)으로 볶은 볶음밥, 꼬리찜이 나온다. 꼬리찜은 익숙하게 맛있는 갈비찜 맛이고, 모츠나베는 뻔한 맛이다. 그러나 진짜 킥은 볶음밥이다. 고소한 사골 맛이 나는 고슬고슬한 볶음밥이다. 놀랍지만 진짜다. 양도 정말 많이 주니 기분좋게 배를 채울 수 있다. 이후 셔벗으로 마무리된다. 불판에 둘러앉아 구워먹는 곱창과는 다른,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어 좋은 집이었다. 개인적으로 내장의 비중이 조금만 더 컸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긴 하지만. 메뉴 하나하나가 완성도가 좋으니 너무 내장에만 집착하지 않는다면 만족할 만하다. 참고로 카시스 오렌지 하나 꼭 시켜봐라. 칵테일 집도 아닌데 눈앞에서 생 오렌지를 짜주는 광경은, 우리나라의 다이닝 서비스가 많이 좋아졌음을 느낄 수 있는 감개무량한 장면이었다.

호루몬

서울 강남구 언주로152길 11-5 상복빌딩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