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쉽탭하우스 조선반도 펍 기행 #9 화려하고 시끌벅적한 가로수길 옆 구석에 위치한 탭하우스. 중심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 한적하지만, 맥덕들 사이에서 매니악한 맥주를 탭으로 마실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국내 맥주보다는 벨기에/영국 등 외국 맥주를 주력으로 파는 곳. 들어가자마자 벽을 가득 채운 맥주캔들이 맞이한다. 언뜻 보니 한국에 정식으로 수입되지 않는 맥주캔들을 전시해 놓은 듯 한데, 맥주를 즐기기 좋은 곳임을 알려주는 듯 하다. ##탭 람빅과 세종을 필두로 잉글리쉬 비터, 웨코 IPA 등등 다양하다. 사실 탭리스트는 늘 바뀌는 것이니 자세한 서술이 의미는 없을 것이나, 첫 인상으로는 미국의 트렌디한 맥주보다는 구대륙의 클래식한 맥주 위주인 듯 한 느낌이다. #람빅 근대와 현대를 지나며 효모를 배양하고 온도를 조절하여 발효를 통제하여 표준화된 맥주를 만들기 이전 맥주이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씨간장 담그는 것 같이 양조장의 다양한 효모들이 자연스레 맥아에 달라붙어 발효를 이뤄내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덕분인지 쿰쿰한 마구간 냄새와 펑키한 산미가 인상적인 스타일이다. 일설에 의하면 이것을 만드는 양조장에서는 함부로 청소도 하지 않는다고. 처음 먹어보면 이것이 정녕 술인지 의심이 가는 맛이기도 하나 맛을 들이면 또 이것만한 맥주가 없으니 한번 시도해 보길. 이곳의 람빅은 스타일의 개성이 잘 드러나는 강렬한 맛이었는데, 콤콤한 냄새에 삭은 체리향이 꽤나 매니악했다. 이 정도 퀄리티 치고 싼 가격이니 도전해 볼 가치는 충분하다. #세종 Saison. 프랑스어로 season, 계절이라는 뜻으로 농부들이 담가 먹었던 농주에서 기인한다. 가을에 담가 다음 해 여름에 먹었다는데, 일할 때 먹어야 하므로 낮은 도수에 보존성을 위해 첨가한 다양한 부재료가 특징이다. 이렇게 자유분방한 스타일이다 보니, 현재의 세종은 세종 효모만 쓴 것을 빼면 공통점이 없을 정도로 파생되어 가고 있기도 하다. 이곳의 세종은 프랑스 맥주였는데, 화이트와인 배럴의 흰꽃과 배향기, 그리고 나무에서 온 듯한 기분좋은 견과류 향이 인상적이었다. 마찬가지로 퀄리티가 아주 좋았고, 가격에 비해 양도 꽤나 되니 적극 추천 #IPA 요즘 유행하는 탁하고 달콤한 뉴잉글랜드 IPA가 아닌 클래식한 IPA의 한 형태인 웨스트코스트 IPA이다. 솔향을 연상시키는 기분좋은 홉향과 캐러맬한 몰티함이 균형을 잘 이룬 클래식한 맛. ##안주 맥앤치즈같은 탄수화물 위주의 헤비한 안주들도 많은데, 덕분에 1차로 와도 좋을 법 하다. 오늘은 가라아게 #가라아게 갓 튀긴 닭튀김이다. 맛이 없을 리가. 전분옷이 꽤나 두꺼워 마치 찹쌀탕수육같이 쫀득한데, 간도 약간 슴슴해 포만감을 채우며 맥주 향을 느끼기 좋다. 무난 #감자튀김 소금을 제외한 시즈닝이 거의 안 된 감자튀김. 마치 포카칩 플레인 맛 같은 맛인데, 마찬가지로 맥주 향을 가리지 않으려고 이렇게 만든 듯 하다. 전반적으로 개성있고 좋은 펍이었다. 한국에서 트렌디한 맥주가 아니라 이렇게 클래식한 맥주 위주의 탭리스트를 가지고 있는 곳이 많지 않을텐데, 단순히 클래식하다면 흔할 텐데 쉽게 맛보기 힘든 해외의 맥주를 잘 고르는 듯해 좋았다. 적당하고 슴슴한 안주도 특이할 점은 없었지만 맥주 즐기기에 굿. 특이한 맥주 말고도 무난한 맥주들도 많으니 맥주를 그리 즐기지 않는 사람들과 와도 좋을 법 하다. 재방문의사: 4.5/5 P.S 라거가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 일명 산프몰이다. 생맥으로 마시면 기가 막히게 맛있는 맥주이니 무엇을 고를지 모르겠다면.
쿨쉽 탭하우스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25길 43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