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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e_chosun
4.5
8개월

높은집산꼼장어 장인정신 별거 없습니다 조선시대 성저십리의 중핵을 담당하며 번화가였던 곳인 왕십리. 지금도 교통의 요지이자 구도심의 관문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근처 대학의 역할인지 상권 자체는 확실히 영하고 캐주얼한 느낌이 드는 곳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음식의 선호자로서 아쉬운 일이기도 하지만, 막상 돌아다니다 보면 또 곳곳에 예전 상권의 편린을 간직한 곳들도 존재하는 듯 하다. 이곳도 그런 곳 중에 하나인 듯, 살아있는 꼼장어의 춤사위와 길쭉한 블루리본 마크들이 맞이해 주는 곳이다. 번쩍번쩍한 둥근 식탁에 옹기종기 모여 먹는 흔한 꼼장어집의 풍경과는 다른 널찍한 우드 인테리어가 맘에 든다. 메뉴는 크게 두 가지로, 두당 3만원의 "스페샬"과 두당 6만원의 "오마카세". 처음이니 전자가 인지상정일 터. ##꼼장어 스페샬 펄떡펄떡 살아 움직이는 꼼장어들이 불판 위에 올라감을 필두로 꼼장어로 만든 온갖 음식들이 등장한다. 만두, 껍질묵, 탕, 양념구이 뿐만 아니라 거시기에 이어 꼼장어 껍질을 첨가한 쌈장까지. #꼼장어 구이 딱 봐도 탄탄한 것이 힘차게 움직이니 처음에는 굽고 나서의 단단함이 걱정될 정도였다. 숯에 기분좋게 익고 나니 탄탄한 식감과 육즙에 적당히 더해지는 콤콤한 향까지. 왜 비싼 돈 주고 살아있는 친구를 먹는 이유를 단번에 이해할 수 있다. 쿰쿰한 향도 딱 기분좋을 정도로만 나니, 군내 덕분에 꼼장어를 멀리한 친구에게도 권할 만한 맛. 근데 이렇게 맛있으면 그냥 혼자 먹으련다. #꼼장어 내장과 껍질 길쭉한 알을 닮은 내장을 살과 같이 굽고, 껍질은 일회용 접시를 덮어 즉석 오븐 속에서 구워낸다. 내장은 신선해서인지 특유의 독특한 고소한 향미가 매력적이고, 껍질은 쫀득하니 스테디셀러이다. 기름장에 점점 찍을수록 참기름에 고소함이 배어드는 것도 재미있다. #양념 구이 꼼장어 머리 부분과 간은 양파와 함께 매콤하게 구워내주신다. 일반적인 양념과는 다른, 약간 조개집 키조개 양념을 생각나게 하는 산미가 있는데, 육향이 강한 부위이니 그렇게 하신 듯 하다. 덕분에 난이도 높은 맛 없이 고소하고 재미있는 식감을 즐길 수 있다. 특히 간은 일반적인 생선 간과 달리 식감이 꽤나 탄탄한데, 고소함이 더해져 술안주 역할을 톡톡히 해 준다. 참고로 은접시 째로 올리니 노 타치. #묵과 거시기 편육마냥 굳혀 나온 묵은 생강 터치로 비린내를 잘 잡았는데, 은은한 장어 향에 쫄깃한 식감이라 누구든지 좋아할 만한 맛이니 비주얼에 겁먹지 말길. 더불어 그로테스크한 생김새의 거시기는 눈 딱 감고 가볍게 익혀 먹으면 오도독한 식감이 아주 매력적이다. 감정이입하게 되면 괜히 아파오니 후딱 해치우자. #Etc 콤콤한 감칠맛의 꼼장어 된장찌개와 어딘지 모르게 점도가 있는 쌈장도 냄새 없이 적절히 더해진 감칠맛이 아주 매력적이었다. 다만 만두는 그냥 군만두와 큰 차이는 없다. 하모, 우나기, 아나고 등 온갖 장어의 메카인 일본에서도 먹지 않는 한국만의 독특하고 향토적인 식재료인 꼼장어. 대부분의 사람에게 그 이미지는 빨간 양념과 소주로 대표되는 좋게 말하면 캐주얼, 나쁘게 말하면 쌈마이한 안주라고 생각될 것이다. 그러한 꼼장어의 매력도 잘 살리면서 식재료가 가지고 있는 숨겨진 많은 부분들을 가공하여 맛볼 수 있게 해주는 식당이다. 하나의 장르에 대한 깊은 탐구와 도전이 장인정신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게 하는 곳. 벽면을 가득 채운 방송 자료와 사장님의 자신감 가득한 설명이 그 프라이드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재방문의사:4.5/5 다 합치면 양도 꽤 되니 가격도 비싸게 느껴지지 않더군요. P.S 이 집 온누리 됩니다

높은집 산꼼장어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21길 17

Colin B

거시기 따로 주는 거 재밌네요 ㅋㅋ

Tabe_chosun

@colinbeak ㅋㅋㅋㅋ 맞아요 약간 분위기에도 한몫해주는느낌이랄까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