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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비어랩 이해와 탐구로 빚어낸 맥주 교토역의 번화한 거리에서 조금만 발을 떼면 놀랍도록 고즈넉한, 강을 낀 거리가 여행객을 맞이한다. 은은한 나무 향이 풍겨오는 목조의 거리에 자리잡은 크래프트 펍. 그 특유의 개방적인 문화 덕인지 푸른 눈의 여행객들이 맥주와 함께 도시를 즐기고 있었다. 시드니에서 온 호주인 헤드브루어가 창업한 크래프트 양조장 겸 펍. 탭 뒤를 장식한 화려한 양조 시설에 카메라를 들어도 되냐 묻자 흔쾌히 익살스러운 웃음과 함께 같이 찍혀 주신다. 12개 정도의 탭을 모두 자체 탭으로 채울 정도로 꽤나 규모있는 양조장이었다. ##맥주 뉴잉, 스타우트 정도가 인기를 얻는 한국과는 다르게 세종, 웨코에 심지어 벨지안 트리펠과 아이리시 스타우트까지 온갖 클래식한 스타일들이 도열해 있다. 물론 뉴잉은 당연히. #차로 인퓨징한 화이트에일 호가든으로 유명한 벨기에의 밀맥주를 베이스로 한 스타일인데, 그 특유의 알싸한 정향과 바나나 향은 살리면서도 새콤한 과실향을 참 예쁘게 더해냈다. 헤드브루어가 자신이 처음 만든 맥주들 중 하나라고 소개하니 항시 맛볼 수 있을 듯 하다. #아이리시 스타우트 기네스와 같은 스타일인데,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현대적인 생맥주 기계가 생겨나기 이전 영국에서 쓰던 방식인 캐스크 에일로 직접 따라주신다. 핸드 펌프를 이용해 따라내는 방식인데, 덕분에 미지근한 온도에 한 소끔 빠진 탄산이 매력이다. 의아할 수 있겠으나 직접 먹어보면 부드럽고 고소하니 술술 넘어간다. #벨지안 스트롱 에일 맥주계에서 독보적인 나라를 꼽자면 독일이 아닌 벨기에를 첫 손에 꼽을 터. 그만큼 수도원과 영세한 양조장들에서 내려오는 독특한 양조법이 매력적인 지역인데, 수도원 맥주의 달콤하면서도 구수한 독보적인 느낌을 기가 막히게 살려냈다. #가라아게 갓 튀겨낸 닭다리살. 짭쪼름하게 염지해낸, 한국에서 잘 하는 곳들이라면 해내는 가라아게다. 근데 500엔. #덕 브레스트 두껍게 썰어내어 훈제한 오리가슴살. 맥주랑 먹기에는 살짝 강렬한 오리 특유의 피비린내를 잡아낸 훈제에 감칠맛을 잘 살려냈다. 시즌 메뉴라 계속 바뀌는 듯 하니 자주 방문해보고 싶기도. #감자튀김 반달 모양으로 둥글게 돌려 썰어낸 감자. 허나 매콤하게 변주한 아이올리로 추정되는 소스가 범상치 않게 입맛을 돋운다. 문화의 다양성은 역시 수요에서 오는가. 요즈음 한국에서도 뛰어난 펍들이 하나둘 생겨나지만, 교토의 조그마한 가게 하나를 이기기도 힘들구나. 수천년의 역사를 거쳐 형성된 수많은 맥주 스타일들이 각기의 매력을 뽐내는 것이 맥주 시장이다. 그 스타일을 구성하는 재료, 과정, 숙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에 대한 뛰어난 이해가 맥주의 맛에서 느껴진다. 어떤 요소를 더하고 뺴어야 맛을 낼 지 정확하게 아는 듯한 브루어의 여유로움이 참 인상적이었던. 푸른 눈의 여행객과 검은 눈의 직원들이 즐겁게 웃고 있는 모습들이 인상적으로 기억에 또한 남는다. P.S: 밖에 자리해야 할 때도 있는데, 직원분께 자리 생기면 알려달라고 하니 때에 맞춰 불러주신다 . 재방문의사: 5/5

Kyoto Beer 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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