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화촌 평범하디 평범한 명동엔 생각보다 맛집이 없다. 중국인들 위주의 관광객 거리가 되어버린지 오래인 까닭일까. 얼마 안 남은 맛집인 미성옥을 들렀다가, 추운 날씨에 2차를 하러 쫓기듯 들어왔다. 술을 마시러 왔기에 깐풍기와 군만두로 결정. 깐풍기는 평범하게 맛있다. 바삭한 스타일은 아니고(개인적으로 이게 취향이다. 깐풍기가 프라이드 치킨은 아니지 않은가), 마치 꿔바로우처럼 쫄깃한 찹쌀옷에 매콤 새콤한 양념을 묻힌 느낌이다. 술에 취해서 그럴지 몰라도 많이 달지 않고 자작한 스타일이라 좋았다. 군만두가 생각보다 킥이다. 중국집에서 흔히 보이는 납작한 시판 군만두가 아니고, 직접 싼 만두와 소의 느낌이 좋다. 특히 두꺼운 피가 바삭하게 튀겨져 따뜻한 고기 소와 잘 어우러진다. 개인적으로는 만두의 필요조건이 밀가루에서 오는 탄수화물의 기분좋은 맛이라 생각하기에, 8천원이라는 가격이 납득이 가는 맛이었다. 전체적으로 정석적이고 평범한 맛이다. 한국의 중식은 동북 3성과 깊은 연을 맺고 있는데(라조”기”등의 명칭에서 그 영향을 볼 수 있다), 그쪽 스타일이 잘 엿보이는 게 좋았다. 그러나 굳이 서울 한복판까지 와서 먹을 맛은 아닌 것 같다. 날이 춥지 않았다면 회현까지 걷지 않았을까… 명동에서 간단히 백주 한 잔 당길 때 추천한다
행화촌
서울 중구 남대문로 52-5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