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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e_cho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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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상해만두 진정한 중국인들 부산은 전통적으로 화교가 많은 도시이고, 그렇기에 역사가 오래되거나 잘 하는 중국집이 많은 곳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부산의 화교는 서울의 조선족들과는 역사를 달리한다. 부산은 개화기 대표적인 개항장이었고, 돈 냄새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화교들은 싱가폴, 동남아를 이어 부산에도 이주하기 시작한다. 이후 일제 시대를 겪으며 수난을 겪기도 했지만. 2차 대전이 끝나고, 이어 발발한 국공 내전의 혼란 속에서 국민당 지지자들이나, 공산당에 위협을 느꼈던 중국인들은 도주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선택된 나라 중 하나가 한국이었다. 이어 일어난 6.25전쟁으로 부산으로 도피한 화교들은, 어차피 다른 지역에 연고도 없는 김에 부산 시민이 된 경우가 많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북 3성이나 산동성 출신이었던 이들의 영향으로, 한국의 중식은 달달한 양념과 간장 위주의 산동/동북 요리의 향을 많이 느낄 수 있다. 이곳은 역사가 아주 오래된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근 20년간 자리를 지켜온 화상 중식당이다. 부산 주류 관광지와는 조금 떨어진 사상구지만, 중식 마니아인지라 시간을 내어 방문헀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새빨간 인테리어와 잉어가 중식당임을 알려 준다. 여타 중식당과 다른 점은 메뉴에 면이 없다... 닉값 제대로 한다. 앉자 마자 군/찐/홍초 만두를 주문했고, 볶음밥을 주문했다. 튀기기만 하면 되는 군만두가 테이블 세터이다. 직접 쌌음을 알려주는 두꺼운 피에, 부추와 돼지고기 위주의 소, 그리고 바싹 튀겨진 껍질. 전형적인 화상 중국집의 군만두이다. 맛 또한 무난하다 바삭한 껍질과 부추, 돼지고기의 육향이 잘 어우려져 맛있다. 다만 오늘만 그런 건지 육즙이 부족해 조금 퍽퍽한 느낌이었다. 이어 등장한 찐만두는 부들부들하게 잘 쪄진 스타일이다. 군만두와 조리법만 달리한 듯 하나, 부족한 육즙 때문에 퍽퍽할 일이 없어 훨씬 맛있었다. 마지막을 장식한 홍초만두는 조금 신기했다. 부추와 돼지고기, 두꺼운 피 까지는 동일하나 만두 속을 채운것이 김치였고, 감칠맛 도는 붉은 양념이 만두를 푹 적시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연교의 챠우셔우를 생각나게 하나 그거보다는 훨씬 한국적이다. 어찌 되었건 맛있다. 마지막 볶음밥이 진정한 킥이다. 챠오판, 중국식 계란 볶음밥에는 "은을 금으로 코팅한다"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밥알 하나하나가 떨어질 수 있게 계란물을 잘 입혀 볶는다는 뜻이다. 간단해 보이지만 어려운 이 테크닉을 완벽히 수행해낸 볶음밥이다. 심지어 6000원, 무슨 말이 필요한가. 시원하고 매콤한 짬뽕 국물도 곁들여 주니 적극 추천한다. 다만 여타 중식당 만두와는 다르게 식초가 흑식초가 아니라 그냥 양조식초인것 같다. 흑식초의 감칠맛이 중식 만두의 매력인데. 조금 아쉽다. 전반적으로 담백한 느낌이다. 메뉴 하나하나가 별로 특별하지는 않다. 소도, 만두피도, 볶음밥도. 그러나 별달리 꾸밈없이 정석대로 만들어 낸 메뉴는, 그것 자체로 역사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볶음밥이 생겨난 이유, 만두가 탄생한 이유, 한국에 와서 오랜 시간 변형된 이유까지도 한 메뉴에 담겨 있지 않은가. 미슐랭 레스토랑의 이름 있는 셰프들은 그것들을 재해석하고 조합해 새 메뉴를 만들겠지만, 동네 음식점의, 또는 길 위의 셰프들은 이러한 역사를 보전하는 역할을 해 주는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찌 되었건 부산에서 한 끼를 투자할 가치는 있는 식당이다. P.S 근처에 지하철 2호선이 있어 한숨 자면 순식간에 해운대로 데려다 준다. 해운대를 가는 날 아침식사로 추천

상해만두

부산 사상구 대동로 73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