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라멘 느끼함 속의 깔끔함 한국 외식계의 큰 지분을 차지하는 일식. 그 중에서 면은 우동/소바/라멘 세 가지로 나뉘어진다. 정확히 말하면 라멘 자체는 중화면이나, 타국의 문화를 잘 흡수해 자기 것으로 바꾸는 일본의 특성이 잘 드러난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생각보다 꽤나 큰 나라고, 우동의 스타일이 다양한 것 처럼 라멘도 그렇다. 처음 라멘 열풍이 불 때는 규슈의 돈코츠 라멘 중심으로 들어왔으나, 요즘에는 간토식의 닭(토리)라멘도 점점 들어오고 있다. 이곳도 토리 라멘이다. 병원 밖 광교와 원천, 신도시와 구도시의 경계에 위치한 곳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요즘 라멘집답게 오픈 키친인데, 깔끔한 분위기라 신뢰가 간다. 일본스럽게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자리에 앉으면 곧이어 진한 흰 국물의 라멘이 등장한다. 토리 라멘이라 하면 우리나라의 백숙이나 삼계탕 국물 맛을 상상할 수 있는데, 닭을 엄청나게 진하게 우리기 때문에 그것과는 꽤나 떨어진 맛이다. 이질감을 덜어내고 보면 꽤나 매력적이다. 걸쭉한 국물이지만, 베이스가 닭인지라 돈코츠에서 나는 쿰쿰한 냄새는 전혀 없고, 깔끔하다. 마치 그레이비같은 고기 소스를 먹는 듯한 진함이다. 면 또한 소위 말하는 ”바리카타“ 느낌이 나게 잘 익혀 준다. 물론 현지의 바리카타보다는 살짝 더 익었고, 밀가루 맛이 많이 날 정도로 두껍지는 않기에 대중성도 있다. 같이 들어간 차슈와 수비드한 닭가슴살도 부드럽고, 짭쪼름한 온센다마고도 입맛을 돋운다. 참고로 밥과 면 추가가 무료니 부담갖지 말 것. 필자는 사실 라멘을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 진한 국물과 쿰쿰한 돼지 냄새가 별로 취향이 아니기도 하고, 지방이 너무 많아 느끼하고 더부룩하며, 기존 일식의 이미지와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토리 라멘은 이 모든 부분에서 마일드하면서도, 진한 육수와 면이라는 본질은 잃지 않아 좋다. 셰픈님의 합정의 모 라멘집 출신이라 하는데, 실제로도 그곳의 퀄리티와 꽤나 필적하니 주변에 산다면 한번 오시길. P.S 느끼한 분들은 김치를 요청하면 주신다.
도이 라멘
경기 수원시 영통구 월드컵로150번길 26 1층